모트라인 제네시스 후리기, 광고 마케팅이 잘못된 걸까?

2015. 8. 28. 18:54자동차세상

모트라인 제네시스 후리기, 광고 마케팅이 잘못된 걸까?

 

 

어제 모트라인 제네시스 후리기를 유튜브 영상으로 보면서 모처럼만에 많은걸 느끼고 배웠다는 생각을 해본다. 무엇보다 그동안 모트라인에서 소개하는 차들은 대게가 고가의 스포츠카들이라 일반인들로서는 재미있게 시승기를 보면서도 좀 더 가깝게 친밀감을 느끼기에는 좀 한계가 있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이번에는 어쩐 일인지 처음으로 국산차를 소개하면서 후릴 생각을 다했는지 모르겠다. 그게 노사장 개인의 판단이었는지, 아니면 주변에서 국산차도 좀 후려달라는 요청이 많아서 그랬던 것인지는 모르겠는데...아뭏든 개인적으로는 최대한 솔직하게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면서 제대로 후렸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동안 모트라인 노사장 시승기를 보면서 한가지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국내에서 소개되고 있는 수많은 그 어떤 시승기 보다도 깊이 있는 전문성이 돋보였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실제로 대부분의 자동차 시승기 영상들을 보면 그저 브랜드 홍보차원의 입에 발린 그저 그렇고 그런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시승차의 제원이라던가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 그 브랜드가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성이나 목적성 기타 등등...뭐 이런 것들은 차에 좀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뻔히 아는 그냥 그런 내용들이었다. 즉, 구지 타보지 않아도 이차는 어떻고 저떻고 하는 그런, 누구나 조금만 더 파헤쳐보면 그것이 수박 겉핥기일지언정 금새 알게되는 그냥 보통의 이야기 일색이어다는 생각이다.

 

 

 

 

 

 

 

 

 

 

자동차 시승기는 물론 나날이 진화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어떤 시승기는 차를 잘 모르는 아주 일반적인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철저한 겉핥기식 시승소감을 전달하는가 하면, 또 어떤 시승기는 브랜드로 부터 댓가를 받기라도 한 것처럼 칭찬일색을 하는가 하면, 또 어떤 시승기는 늘상 뻔한 상투적 시승기를 올리고 있던게 사실이다. 그나마 오토조인스 김기태PD가 진행하는 시승기는 나름 전문성을 지향해오기는 했지만 어느덧 10년 이상을 끌어오다보니 틀에 묶여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런 와중에 우연한 계기로 유튜브에서 발견하게 된 것이 모트라인 노사장 시승기라 일전에도 간단하게 소개를 한 바 있다. 그리고 전혀 기대도 안했는데 처음으로 제네시스 시승기가 올라온 것이다. 제목도 그냥 흔히 하는 표현대로 '제네시스 시승기'가 아니라 '제네시스 후리기'다. 모트라인 노사장에게는 모든 차가 전부 후려야 할 대상이다.

 

 

 

 

 

 

 

 

 

 

이처럼 약간은 비속어 등을 섞어가며 흥미를 유발하는게 모트라인의 컨셉 같다. 물론 모든건 연출이기도 하겠지만, 이런 발상 자체가 반갑다. 지루한 수업시간에 책상에 앉아 무슨소린지도 모르는, 전혀 와닿지도 않는 선생님의 수업을 듣는 것과 같았던 일반 자동차 시승기들에 비해 얘들은 뭔가 달라도 확실히 달랐다. 그렇게 욕설에 가까운 비속어를 남발(?)하면서도 이들이 말하는 전문성은 어지간한 전문가들을 따돌리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딱히 깔것도 없고 반감도 없지않나 싶다. 노사장이 하는 말들이 다 맞는 말들인데 뭐라고 할꺼야. 틀린 말 한건가? 아무리 차를 좀 안다고 하는 사람들도 어디서 제대로 듣도보도 못한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또 고성능 차라고 하는 것이 가진 퍼포먼스를 여과없이 있는 그대로 다 보여주는데 뭐라 받아칠 말도 없을거란 생각을 하게된다.

 

 

 

 

 

 

 

 

 

 

그런 모트라인 노사장이 항상 시승기(후리기)에서 시도하는 풀악셀, 풀브레이크도 이번에 시승한 제네시스에서도 어김없이 나왔다. 뭐 제네시스에 대한 결론을 내리자면 노사장 말마따나 부족한 것 투성이인, 역시도 한국의 현대자동차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는 했는데 이번 시승기에서 노사장은 다른 무엇보다 분명 과거에 비해 기술적 진전이 확실하게 있었던 것은 사실임에도 광고 마케팅에 있어서는 방향성이 잘못된게 아니냐는 지적을 한 바 있다.

나도 그 말에 동의를 한다. 독일 뉘르부르크링(쭌사장 말대로 노르웨이는 아님) 서킷을 달렸다고 해서 이차가 벤츠나 BMW와 견줄만큼 숙성된 차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노사장도 벤츠나 BMW를 제네시스와 비교시승하며 궁금증을 속속들이 파헤쳐 보여주었는데, 적어도 샤시가 그만큼 고속주행에서도 견딜만큼 다듬어진 부분이 없지는 않았으나 중저속이라면 몰라도 고속에서는 영락없이 비교 영역 안에 들지도 못한다고 아주 혹평을 했다. 내가 짐작했던 대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요즘 현대자동차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바와 같이 일반적으로 무조건 까대는 그런 이야기들은 분명 아니었다. 좋은 점은 확실하게 칭찬하고 나쁜 점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나쁘다고 말을 해준다. 왜? 노사장 말마따나 기냥 가버릴 수도 있는게 바로 자동차이니까. 현대자동차가 제네시스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차에서 가지고 있는, 아직은 독일 유명브랜드 뿐 아니라 수입차와 견주기에는 한없이 부족할 수도 있다고 내가 평소 짐작했던 그런 이유들은 '역사적 차이' 때문일 것이다. 벤츠만 해도 120년인가 되는데 포니,엑셀 이후 엘란트라가 좋은 인상을 남긴게 90년대 초반이니까 글로벌 시장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경쟁한게 이제 고작 20여년밖에 안된 것이다. 그런 역사적 차이만 놓고 보면 현대차도 대단한 발전을 해온 것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요즘 불거지고 있는 안티 소비자들의 불만은 너무도 짧은 시간 안에 급성장을 하다보니 그만큼 많은 부분들(특히 서비스 마인드)에서 부족함이 많았던게 사실이다. 일부 소비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중에 하나는 대기업이라고 하는 갑의 횡포, 갑의 거짓말 이런것들이다. 모트라인 노사장 말마따나 현대자동차가 잘 해냈다면 이런 소비자 불만도 나오지는 않았을지 모른다. 나 역시도 개인적으로 이런 부분들이 현대차가 기껏 잘 해내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자초한 업보라고 본다.

 

 

 

 

 

▲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광고 영상(늬르부르크링)-광고 마케팅 전략이 빗나갔을 수도 있다.

 

 

 

이번 모트라인 노사장의 제네시스 후리기에서는 눈을 가린채 BMW, 벤츠 E클래스 그리고 제네시스와의 비교시승소감 뿐 아니라 노사장이 직접 스티어링휠을 잡고 풀악셀, 풀브레이크 등을 모두 테스트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결과적으로 운동성은 역시 BMW의 압승, 안전성에서는 숙성된 맛이 우러나오는 벤츠가 역시 갑이었고, 제네시스는 고속으로만 달리지 않는다면 크게 흠잡을 데가 없는 고급세단 정도였다랄까? 차주들과의 솔직 인터뷰에서도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그들도 비교시승기에 등장하는 모든 차를 다 경험해 본 입장에서 각각이 가지고 있는 장점과 단점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결국 제네시스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연령대가 있는 편이라서인지 일상영역에서의 실효성에 포인트를 두고 타협한 것으로 보여진다. 아무렴 모든 운전자들이 365일 레이싱을 즐기는 것도 아닐테니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이다. 아무 때나 미친듯이 질주하고자 하는 본능이 마지막까지 살아 꿈틀대는 나이는 30대 초중반에서 끝나지 않나 싶다. 물론 40대 초반까지 가는 경우도 많기는 하지만 통상적으로 중년 나이에 접어들면 체력이나 감각 이 모든게 따라주지 않기 때문에 어쩌면 무모한 질주 보다 현실과 타협하는 것이 더 맞는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차라는 것은 한 마디로 정의하기가 매우 어려운 물건인지라 전문 시승을 하는 사람들의 낱낱이 파헤치는 분석이 필요하다. 뭐가 좋고 뭐가 나쁜지, 어떤건 충분히 고려해 보아야 하고, 또 어떤건 차라리 이렇게 했으면 더 나았을 것이라던가 하는 그런 세세한 특장점들을 모두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모트라인의 제네시스 시승기(후리기)를 보면서 많은 논란을 잠재우기에 충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또다른 논란을 야기할지도 모른다. 그건 어디까지나 어떤 의견도 모두가 다 주관적 견해가 끼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어찌할 도리가 없다. 다만 모트라인 노사장이 말미에 이야기한 것처럼 현대자동차가 자칭 타칭 글로벌 파이브에 들어가는 기업으로서, 지금까지 대한민국 국민들의 사랑을 먹고 커왔던 만큼 최근의 소비자 불신을 잠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코리안 에디션' 같은, 진짜 국산차, 현대차를 생각하는 국내소비자들을 위한 감동 서비스를 한번 선보여달라는 주문은 크게 와닿는 부분이라 생각되었다. 자본의 논리로만 따지려 하지말고 이제는 해외 유명브랜드들이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도 자기네 브랜드의 미래와 능력을 보여주며 과시하려했던 그런 모습들을 통해 또 한번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그런 감동마케팅이 필요할 단계가 아닌지, 모트라인 노사장의 제네시스 후리기를 보면서 전적으로 동의하게 되었다.

 

 

 

 

 

 

 

 

 

 

 

어쩌면 노사장 아니라 누가 이런 말을 했더라도 현대자동차는 좀 절박하게 새겨들어야 할 타이밍이라고 솔직하게 말해주고 싶다. 타이밍이 얼마나 중요한건 그들이 더 잘 알것이다. 타이밍 한번 놓치면 지대로 골로 가는 수도 있다는 걸 모르지 않을 것이다. 지금이 바로 그런 중요한 타이밍일지도 모른다. 제네시스가 분명 잘 만들어진 고급차는 맞겠지만, 잘못된 광고 마케팅 처럼 지나치게 지금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고 하는 데에만 급급하다 보면 오히려 그게 발목을 잡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또 지금 안티라고 불리는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지금이라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도 해본다. 그건 관심이다. 그 관심 조차도 요즘은 꺼질 지경까지 와서야 이제서 현대자동차가 자성의 목소리를 내는 듯 한데, 자동차의 발전은 저절로 되는게 아니다. 엔지니어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차를 타고 평가하는 사람은 결국 소비자라는 그 기본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요즘 그렇잖아도 철저하게 기본부터 따지겠다라는 말을 그들 스스로 하는데 무엇이 진짜 기본인지 잊지 말았으면 한다. 소비자와 함께 크는 것이라는 그 엄연한 사실을 이번에는 꼭 기억했으면 한다.

 

 

 

 

 

 

▲ 모트라인 제네시스 후리기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