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녀 칼의기억 흥행실패 원인, 안타까운 이유

2015. 9. 3. 18:31영화, 미드 추천/주목할만한 영화

협녀 칼의기억 흥행실패 원인, 안타까운 이유

 

 

일단 안타깝다. 개봉한지 한 달도 안되어서 한국영화 '협녀, 칼의기억'이 공유사이트에 올라왔으니 말이다. 지난달 '암살'이 흥행가두를 달리고 있어 극장을 찾았을 때만 해도 한창 예고편이 나오는 것 같더니 벌써 흥행실패 이야기가 나온다. 어쨌든, 그런 협녀 칼의기억을 보면서 관객수가 과연 얼마였길래 흥행참패 이야기가 나오는 것인지 생각을 안해볼 수가 없었다. 일단, 이 영화와 관련한 최근 기사만 살펴보아도 손익분기점을 찾지 못했다는 결론이다. 이미 박스오피스 순위권 밖으로 밀려난 지 오래고, 순제작비만 120억 원을 쏟은 대작이기 때문에 최소 350만 관객을 넘어야 하지만, 50만 관객도 어렵다는 분위기 속에 영화를 다운로드 받는 공유사이트에 올라온 것이다.

 

 

 

 

 

 

 

협녀 칼의기억에 대한 평가도 그리 좋지 못하다.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것만 보더라도 관람객 평이 그나마 평론가들의 평과 엇비슷한 6점대이지만 네티즌 평은 5점대이다. 블로그에서 관람후기를 쓴 내용 하나만 보더라도 속칭 '핵노잼'이란 말까지 서슴치 않고 나온다. 어째서 이런 영화를 그렇게 평가절하하는지 개인적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우선 쟁쟁한 대작들이 한창 개봉되는 여름 성수기에 개봉되었다라는 점도 그렇고, 여러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아무리 잘만든 영화라고 해도 개봉일자 잘못 잡으면 흥행실패는 물론 비운의 영화로 남는 경우를 한두번 본게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협녀 칼의기억'은 제작비도 제작비이지만, 이병헌이나 전도연 같은 이미 해외에서도 호평 받는 엄청난 배우들이 투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있어 쓴맛을 보게 되었다라는 점이 가장 안타까울 따름이다.

 

 

 

 

 

 

 

 

전문적으로 영화를 평가할 능력도 못되고,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도 아니기는 하지만 '협녀 칼의기억' 흥행실패의 원인에 대해 나름대로 분석을 해보면 일단 '환타지'가 가미된 영화라는 데 가장 큰 문제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제작비가 얼마가 들었건, 어떤 배우가 캐스팅 되었건 일단 대한민국 영화계에서 환파지 요소가 들어가면 참패한다는 공식이 있었다. 물론, 해외영화들의 경우는 다소 예외다. 관객들은 해외영화에 있어서만큼은 판타지던 뭐던 일단 관대하다. 그러나 한국영화에 판타지 요소가 들어가면 십중팔구 흥행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공식이 이번에도 맞아떨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특히나 역사적 배경을 가지는 영화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 다음으로는 미스캐스팅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는데, 배우 전도연이나 김고은 모두 한국영화에 있어서는 대단한 배우들임에는 틀림없을 뿐 아니라 전도연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지도 있는 배우다. 다만, 사극 장르에 처음 도전한 것으로 알고있는 배우 전도연이 '협녀 칼의기억'에서 보여준 연기는 뭐랄까...영화 주제나 흐름 등 내용면에서는 분명 몰입감이 충분했지만 마찬가지로 이젠 글로벌 배우로 각인된 이병헌의 경우와는 왠지 좀 다른 느낌으로 어색함마져 발견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특히나 전도연의 경우는 현대물에 더 잘 어울리면 어울렷지 사실 사극과는 거리가 멀 수도 있다. 그도 그럴것이 이미 '광해 왕이된 남자'에서도 보여주었던 이병헌의 연기가 '협녀 칼의기억'에서는 오히려 훨씬 더 돋보이는 비중을 차지했던 데 비해 관객에게 어필되는 부분은 상대적으로 약하지 않았나 짐작해 본다.

 

 

 

 

 

 

 

 

김고은의 경우는 어쩌면 전도연의 경우보다 더하다. 제작사에서는 '협녀 칼의기억'에 배우를 캐스팅하는데 있어 어쩌면 요즘 세대 관객까지 아우를 수 있는 배우로 김고은을 캐스팅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게 오히려 독소로 작용했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김고은의 연기력이나 배우 자체로서의 캐릭터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좀 엇갈리는 편이기 때문이다. 영화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는 개인적으로 김고은 역할도 나름 괜찮았다고 보는데 요즘 세대들은 그렇게 바라보질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 영화 자체는 매우 무겁고 비극적인 요소들이 담겨있지만 이를 극대화하기에는 어쩌면 김고은이라는 배우에 대한 젊은층의 선입견이 빗나갔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기타 조연으로 출연한 배우 이경영 역할도 아주 좋았지만, 2PM의 준호는 글쎄...제작사는 엄청난 제작비가 소요되는만큼 젊은층을 꽤나 염두해둔 듯 한데 사실 이준호의 역할은 조금 어정쩡했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김태우라는 배우야 좋은 배우이기는 하지만 이 영화에서의 비중은 사실 조금 애매모호한 부분도 있었고 무엇보다 풍천역을 맡았던 배수빈의 이미지는 매우 강렬했어야 했는데 너무 빈약했다는 생각을 해본다. 극 전체의 흐름을 이끌어가는데 있어 처절할 정도로 명분을 주었어야 하는데 잠깐을 출연하더라도 그 이미지가 각인될 정도는 아닐 정도로 매우 약하지 않았던가 싶다.

 

 

 

 

 

 

 

 

이처럼 '협녀 칼의기억' 흥행실패의 원인은 제일 큰 이유로 판타지 요소가 가미된 무협영화로서의 드라마를 주창하고는 있지만 배우 캐스팅에 있어서도 조금은 혹은 많이 아쉽기도 했던 미스캐스팅이 분명 존재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차라리 전도연 역에 전지현을 투입했다던가, 홍이 역을 맡았던 김고은 대신 김새론을 넣었으면 어땠을까? 그리고 풍천 역의 배수빈 대신 차라리 요즘 말 많은 배우 최민수 정도의 카리스마 있는 배우가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좀 부담스러울라나? 희비가 엇갈리겠지만 글너식으로 한번 다시 상상을 해보게 되는 게 영화 '협녀 칼의기억'에 대한 아쉬운 대목들이다.

 

 

 

 

 

 

 

 

영화 뿐 아니라 모든 예술작품이라는 것은 어차피 매우매우매우 '주관적'이게 되어있다. 모두가 다 좋다고 해도 내가 재미없고 내가 생각하기에 아니면 그만이다. 미술작품도 피카소의 작품이 그리 대단하다 해도 내가 보기엔 그저 개발새발 낙서한 것 같더라 하면 그걸로 그만인 것이다. 하지만 종합예술로서의 영화작품은 관객의 외면으로 끝나고 마는게 아니다. 더군다나 '협녀 칼의기억'처럼 엄청난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가 흥행실패로 이어지면 뒷감당은 참 생각만으로도 아찔하다.

 

 

 

 

 

 

 

 

개인적 견해로는 '협녀 칼의기억'을 재미있고 또 의미심장하게 보았다. 물론, 지금껏 무협영화 성격의 많은 작품들이 오버랩되는 부분도 없지는 않았지만, 그 나름대로 한국영화에서는 시도자체만으로도 꽤 성공적이었다고 생각된다. 무협영화 하면 떠오르는 성공작들 중에 일단 '와호장룡' 이나 '영웅' 그런 류가 떠올랐고 '킬빌'도 떠올랐다. 특히 킬빌의 경우는 쿠엔틴타란티노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과 우마서먼이라는 걸출한 배우가 나온다라고 해서 주목을 받기는 했지만, 사실 좀 우습지 않았던가. 만화도 아닌것이...하지만 그런 헐리우드 액션영화나 중국의 무협영화와는 또다른 한국영화만의 분명한 색깔은 충분히 있었다고 생각된다. 긴 런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어느새 다 지나갔나 싶을 정도로 개인적으론 꽤 몰입감있게 보았던 영화로 '협녀 칼의기억'은 그렇게 기억될 것이다.

 

 

 

 

 

 

 

 

 

끝으로 '협녀 칼의기억'이 안좋은 기억으로 남았다손 치더라도 영화를 볼 때는 배우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감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협녀 칼에대한 네티즌 평가들을 보면 좀 유치한 모습들을 많이도 발견하기 때문이다. 뭐 오늘날 인터넷 댓글이나 인터넷에서 떠드는 이야기들이 성숙한 시민의식이나 그런걸 기대할 바 전혀 없을 정도로 다 그렇고 그런 가벼운 이야기들 일색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좀 그렇긴 하더란 생각을 해본다. 배우 이병헌이 최근 구설수에 오른적이 있지만 그거랑 이거랑 뭔 상관이란 말인지. 배우의 사생활을 왜 거론하는지 모르겠다. 자신들은 사생활 없나? 공인은 사생활 다 까발려야 하는건가? 작품을 대하는 기본예의들도 너무 없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졸렬한 마음가짐으로 무슨 영화를 본다는 것이고, 누가 누구를 평가하려하는 것인지 그저 개인적으로 어이가 없을 뿐이다.

 

 

 

 

 

 

 

 

'협녀 칼의기억'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기대 같은 것 접고 그냥 마음 비우고 본다면 결코 나쁘지 않은 영화란 말을 하고 싶다. 나 역시 처음 예고편을 보면서 무협 비슷한 그런 영화라 기대를 안했다. 이병헌에 대한 가치는 이미 잘 알고 있고 배우 전도연에 대한 신뢰도 얼마전 '무뢰한'을 통해 확인한데다가 맹랑한 꼬마배우 김고은의 가능성도 잘 알고는 있었지만 장르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먼저 들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흥행실패와 상관없이 잘 만든 영화라고 본다. 아마도 판타지 무협이 같은게 통하지 않는 국내에서 보다는 해외에서 더 호평 받을 것으로 짐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