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국내판매된 차는 LNT 없어 불가능

2015. 9. 30. 21:13자동차세상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국내판매된 차는 LNT 없어 불가능

 

 

연일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이 갈수록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분위기이다.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일간지와 TV 어디에서건 이 희대의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쏟아져 나오다보니 폭스바겐을 타는 입장에서 정말 이러다가 리콜과 관련한 일들도 그렇고 상황이 더욱 걷잡을 수 없는 지경까지 가는건 아닌가 아무리 신경을 안쓰려고 해도 괜스레 불안감이 컸던 게 사실이다. 실제로 추석연휴 때도 만나는 사람마다 폭스바겐 얘기를 꺼내며 '괜찮냐'라고 물을 정도였다.

 

 

 

 

 

 

 

 

개인적으로야 이번 사건이 터지게 된 배경, 이를테면 지난해에 처음 밝혀진 사실이 지금 이 시점에 터지게 된 정치적 경제적 배경 등이 더 궁금하기도 한데 막말로 지금도 길거리에 나가보면 10년 이상 된 낡은 트럭들이 시커먼 매연을 뿜어대는 그런게 더 문제있지 않나 싶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도 '다 말장난이다'라고만 둘러댔는데 이번에 공교롭게도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관련해서 매우 중요한 기사가 하나 눈에 띈다. 이게 무슨 내용이냐면 국내에 판매된 폭스바겐 차는 유로5엔진의 경우 LNT가 원가절감 차원에서 적용되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LNT는 'Lean NOx Trap'(질소 산화물제거 장치)의 약자로 이 부품이 있어야 ECM을 통해 배출가스 조작이 가능해지게 된다는 건데 국내에 시판된 차들엔 LNT가 없어 배출가스 조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정작 웃긴건 폭스바겐 그룹의 차량이 국내에서는 규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음에도 정부는 이런 사실을 숨기고 비난여론을 의식해 '처벌이 가능하다'고 밝혀 '면피성 부실 검사'라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3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환경부는 다음달 1일 오후3시 인천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에서 폭스바겐 주요 차량 모두를 대상으로 '인증시험 재검사'를 실시한다고 했다. 재검사 차량은 이번에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에서 거론된 아우디 A3, 골프, 제타, 비틀 등 유로6 기준 4개 차종을 비롯해 2009년부터 국내서 판매된 유로5 기준 주요 차종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재검사에서 미국과 같은 배출가스 장치 조작 사실이 적발된다면 차종별 최대 1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물론 인증취소, 판매중단, 리콜 등 행정처분도 내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물론 환경부가 내세운 처벌 규정은 '임의설정'이다. 미국에서 문제된 것처럼 인증시험 등 특정 상황에서만 배출가스 장치가 작동하도록 '기만 장치(defeat device)'를 설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환경부는 대기환경보전법은 자동차 제작사의 '임의설정'을 분명히 금지하고 있다며 한·EU(유럽연합) FTA 등에서 국내법을 준수하도록 한만큼 조작 사실이 밝혀진다면 처벌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환경부의 주장과 달리 문제가 된 폭스바겐 차량은 국내에서 '임의설정'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확인된 바에 따르면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장치 조작 방식은 엔진내 특수한 SW를 설치해 '질소산화물제거장치(LNT)'의 작동 여부를 조절하는 형태라고 한다. 즉, LNT가 부착되지 않은 차량은 조작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확실하다. 실제로 국내에서 판매된 폭스바겐의 유로5 기준 차량(EA189엔진 적용)에는 원가절감 등의 이유로 LNT가 장착돼 있지 않았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결국 환경부가 조사에 앞서 국내 폭스바겐 차량이 문제가 없다는 것을 공개한 셈이기 때문에 폭스바겐에 대해 처벌가능하다고 말한 환경부가 거짓말을 한 셈이 된다. 환경부가 부실행정을 한 게 아니냐는 비난이 그래서 나온다.

 

 

 

 

 

 

 


자동차산업에 정통한 법조계 한 관계자는 조작 프로그램이 설치됐어도 작동되지 않으면 '임의설정'으로 볼 수 없다며 환경부도 법률 자문과정에서 해당 규정으로 처벌이 어렵다는 사실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도 인증검사때 작동하지 않은 이상 조작 프로그램의 설치 유무만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도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한 비난여론을 의식해 마치 실제로 처벌이 가능한 것처럼 환경부가 말했다는 것이다. 

 

 

 

 

 

 

 

 

유로6 기준 차량의 엔진 명칭은 EA288엔진이라고 한다. 최근 출시된 차량들이 이 엔진을 탑재했고 이 경우 LNT가 장착됐지만 유로5와 반대로 조작 소프트웨어가 설치돼 있지는 않다고 한다. 또한 유로5 엔진인 EA189엔진과 달리 EA288엔진에는 배출가스 장치 조작 SW가 설치되지 않았다는 것이 독일 본사를 통해 거듭된 확인되었다고 한다. 결국 미국처럼 실주행측정 때 인증시험보다 배출가스 배출량이 많은 것을 문제 삼아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국내에는 실주행측정(RED)을 정식 도입하지 않은 상태라 실제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주행 측정(RED) 방식은 원래 2017년 9월부터 이 제도를 국내에 도입할 예정이었지만 현재 도입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정확한 조사로 국민안전을 지켜야 할 환경부가 오히려 의혹을 양산하고 있는 형국이라는 것이다. 정부 부처나 언론이나 또 주관 없이 쓸려 다니는 국민이나 어쩜 이리도 떼로 몰려다니며 극성들인지...매스컴에 너무 들썩이는 현실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폭스바겐 차를 타고는 있지만 달라진건 하나도 없다. 오히려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온갖 노후 차량들이 내뿜는 매연이야말로 진짜 환경파괴 주범들 아닌가?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국산 내수차가 더 문제소지가 크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왜냐하면 지난 9월26일자 매일경제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현재 현대기아차가 생산하는 유로6 디젤 차량은 모두 LNT 방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도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과 관련한 포스팅을 했지만, 전세계 모든 자동차 브랜드는 규제를 피해 암암리에 규정과 조작 사이를 넘나들고 있는게 사실이다. 단지 폭스바겐 처럼 재수 없게 걸렸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정도의 차만 있을 뿐이지 어느 제조사고 조금씩은 암암리에 다들 선을 넘는다는 이야기이다. 오늘도 벤츠가 연비를 완전 뻥튀기했다는 기사가 나갔지만, 어느 브랜드고 다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나도 폭스바겐을 타면서 "하필이면...쓰벌!"하고 욕나오는 게 사실이지만 불행중 다행으로 국내판매된 차의 경우는 다르다는 사실에 조금 안도할 따름이다. 그만큼 폭스바겐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꽤 컸던 모양이다.  

 

 

 

 

 

 

 

 

다시 내수차들이 채택한 LNT 이야기를 보도된 내용대로 좀 더 하자면, 올해 출시된 현대차 쏘나타, 맥스크루즈, 아반떼와 기아차 K5, 스포티지 등이 대표적인 경우라 한다. 폭스바겐의 디젤이 워낙 호응도 좋고 전세계적으로 장악력이 커지면서 국내 내수차량들도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승용차에 이르기까지 디젤차량을 엄청 찍어내고 있다. 그런데 배기량 1500~2100㏄급 디젤 엔진을 장착하고 있는 이런 차들은 현대기아차가 자체 개발한 LNT 방식 디젤 엔진을 쓰면서 LNT 방식의 단점인 연비 저하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한데다 효율성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장담을 해왔다. 

 

 

 

 

 

 

 

그러나 LNT 방식은 추가로 연료를 태워 필터에 쌓인 질소산화물(NOx)을 없애는 방식이라 배기가스 온도가 높아지면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어 배기량이 큰 디젤 엔진은 SCR 방식을 함께 사용한다고 한다. 즉, 국내에서도 대형 디젤 차량에는 LNT와 SCR가 동시에 이용되는 차세대 친환경 엔진이 장착될 전망이라고 한다. 참고로 해외 메이커 가운데 BMW는 주력인 520d 등 대다수 차량에 LNT방식을 적용하며 고성능, 고배기량 디젤 차량에는 SCR를 사용해 엔진 성능을 최고로 발휘하도록 하고 있다. SCR 방식은 장치 무게가 LNT 방식보다 무겁고 2만㎞마다 요소수를 보충해야 하는 등 관리가 필요하지만 LNT 방식보다 NOx를 더 확실히 제거해주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쨌든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해 일단 안심해도 좋은건 적어도 국내에서 판매된 유로5 엔진의 경우 원가절감 차원에서 배출가스 조작이 가능한 LNT가 탑재되지 않았다는 분명한 사실이다. 이건 환경부가 먼저 인정한 부분이다. 바꿔 말해 LNT가 있고 없고의 차이에 따라 실제 배출가스 조작이 되느냐 안되느냐를 판가름할 수 있다는 것이며 유로6 엔진이 탑재된 폭스바겐 차량이라고 하더라도 독일본사로부터 확인된 바에 따르면 조작프로그램 소프트웨어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즉, 유로5 엔진에 해당하는 EA189엔진이 탑재된 차량에는 LNT가 장착되는데 그마져도 한국에서 판매된 차에는 이 장치가 없다는 것이 팩트다.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으로 마음이 찜찜하고 왠지 손해보는 기분이 드는 분들은 일단 폭스바겐을 타는 이상 지금 내차 엔진이 유로5인지, 유로6인지 부터 확인하고 LNT의 존재 유무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할 듯 하다. 그리고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과 관련해 제발 자신과 상관 없으면 입 좀 다물고 있자. 온라인 기사에 댓글 달리는 거 보면 폭스바겐을 못타 배가 아파서 그런건지 아니면 이른바 현빠기빠라서 그런건지, 그것도 아니면 수입차에 대한 막연한 적개심 때문인지 어딘가에 분노를 표출하고 싶어서 아주 난리도 아니다. 소송 건 사람들도 있다고 하는데 심지어 추석 전날인가는 강남 폭스바겐 전시장에 새총테러까지 했다고 한다. 제발 알고 좀 떠들자. 무조건 덤비면 그게 좀비다.

 

 

 

 

 

 

 

 

물론 그렇다고 폭스바겐을 두둔하는건 아니다. 이번에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 나도 무척 실망스럽다. 그렇지만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나 거짓인지 제대로 알아야 하지 않을까? 기대도 안했지만 환경부 하는걸 보면 그게 더 실망스럽기 때문이다. 어디 환경부 뿐일까? 우리나라 환경부는 또 얼마나 국산차 환경규제 등에 눈을 감아주었을지 안봐도 비디오다. 이것도 수출용 내수용 똑같다고 말할텐가? 현대 쏘나타가 미국서 엔진결함으로 47만대 리콜이라고 한다면 내수차도 똑같은 차니까 마찬가지로 리콜해줘야 하지 않는가 이말이다. 주행중 시동이 꺼지면 그건 곧 목숨과 직결되는 아주 심각한 문제가 아니냐 이말이다.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못지 않게 국내에서 돌아가는 일들 역시 매우 석연찮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