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토끼 동영상] 분양 대기중인 아기토끼들의 행복한 하루

2015. 10. 1. 21:15동물의세계/예쁜토끼들세상

[새끼토끼 동영상] 분양 대기중인 아기토끼들의 행복한 하루

 

 

포스팅 제목부터가 조금 낯간지러운 듯 한데 분양대기중인 새끼토끼들 동영상을 준비해 보았다.

이 녀석들이 태어난 건 지난 9월9일의 일이다. 앞서 포스팅에서 아무도 원하지 않았다는 걸 구지 밝혔지만, 그게 1초의 실수에 의해서였건 운명적으로 어쩔수 없이 이루어진 일이었건 간에 결과적으로는 언제봐도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동물이 바로 새끼토끼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우리는 언제나 이런 새끼토끼를 두고 '살아있는 인형'이라고 부른다. 보송보송 흰털 사이로 연분홍색 귀까지 똘망똘망 눈망울에 앙징맞은 코와 입 그리고 손 발 꼬리를 보면 아주 요정이 따로 없다. 게다가 이따금씩 보여주는 세수 장면. 앉아서 손으로 얼굴을 비벼대는 모습을 보면 '내가 지금 환상을 보고 있는가' 싶을 정도로 앙징맞고 이 세상 동물이 아닌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아무리 귀여운 것에 무덤덤한 어른들도 보는 순간 입가에 미소가 절로 피어나게 되어있다.

 

 

 

 

 

 

 

 

 

 

 

앞으로 몇일 뒤면 좋은 주인을 만나 분양갈 이 새끼토끼들은 오늘로 태어난지 21일이 되었다. 바로 엇그제 솜털도 없이 태어난 아주 조그마했던 핏덩이들이 단 몇일만에 조금씩 솜털이 자라나나 싶더니 1주일 무렵이 되니까 금새 하얀색 토끼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어김없이 열흘째가 되는 날이면 눈을 뜨면서 조금씩 꼼지락거린다. 그리고 2주재가 되면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나갈 채비를 하고 20일 무렵이면 어디든 이동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21일이 되는 오늘 이 녀석들을 보니 번개처럼 전력질주도 해대는데 어미토끼인 '토슬이'를 삼년전 처음 요만할 때 집에 데려와 침대 위에 놓았더니 번개처럼 뛰어다닌다 해서 '볼트'라고 이름 지어 주었던 그 때가 생각난다.

 

 

 

 

 

▲ 초스피드로 달려~~!! 새끼토끼의 질주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저 녀석은 다른 아이들 처럼 아이라인이 없다. 우리집에 사는 또다른 토끼 '파찌'랑 같은 과인데 아이라인 있는 토끼에 비하면 눈이 작아 보여도 사실 작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집사람은 이런 아이가 더 귀엽다고 한다. 지금껏 태어난 새끼토끼들은 다들 분양을 갔지만 팬더곰처럼 생긴 녀석도 있었고 반달곰처럼 생긴 녀석도 있었다. 또 귀만 까만 녀석도 두번인가 보았고 엄마아빠 토끼 닮아 등쪽 엉덩이 부위에 점이 있는 애들도 종종 나왔었다. 물론 위 영상에서처럼 아이란이나 점이 아예 없는 애들도 있었지만 아예 새까만 새끼토끼도 두어번 있었던 걸로 기억된다.

 

 

 

 

 

▲ 아기토기들 노는시간 1

 

 

 

위에 보는 새끼토끼 동영상에서도 아이라인이 없는 민무늬 토끼는 엄청난 호기심으로 가득차 있는데다 기분도 무척 좋은듯 보인다. 한참 걷는 재미, 뛰는 재미에 호기심까지 겹치다 보니 날이 다르게 얘들 움직이는 속도가 장난 아니다. 옆에 있는 녀석들은 오로지 먹는데 정신이 팔려있는데 저러다가도 엄마토끼 산책시킨다고 방문을 열어주면 먹다말고 죄다 우루루 뒤쫒아 나올라고 한다. "안돼 안돼"하면서 손으로 가로막아도 막무가내다. 아직 나오지 못하게 하는 이유는 거실이나 주방, 세탁실 등 작은 구석이나 구멍만 보아도 그리로 들어가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아빠토끼로부터 완전히 격리시키기 위해서이다.

 

 

 

 

 

▲ 아기토끼들 노는시간2

 

 

 

모든 동물들에게는 '유아살해'라는 것이 있다. 토끼도 마찬가지다. 발정난 숫토끼는 새끼를 돌보는 암토끼가 계속해서 관계를 거부하면 새끼토끼를 물어죽이기도 한다. 이런 자연현상은 다른 여러 동물들에게서도 나타나는데 무리를 지어사는 동물들 사이에서 더 빈번하다. 그래서 새끼토끼를 기를 때에는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동물의 세계는 인간과 분명 다르다. 그들만의 생활방식과 질서 그리고 본능이란게 있다. 그런데도 관념적으로 우리는 어릴때부터 엄마토끼, 아빠토끼, 아기토끼를 두고 사람처럼 사이좋게 모여있는걸 연상하도록 가르친다. 물론 지금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도 마찬가지다.

 

 

 

 

 

 

▲ 아빠토끼 복실이가 어렸을 때의 모습이다. 11월초였는데 추운날씨에 저러고 있었다. 더러워진 앞발로 세수도 하고...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그러한 상황에서 잔혹한 광경을 직접 목격한 적도 있다. 아빠토끼가 새끼토끼를 물어죽이고 아예 머리를 잘라버린 잔혹스러운 광경을 목격한 적이 있다. 동물을 기름에 있어 한 마리가 아닌 이상 사전 정보를 어느 정도 알고있지 않은면 우리가 막연히 알고 있는 사랑스러운 동물 토끼에 대한 개념이 송두리째 날아가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물론, 그 당시 상황은 처음 집에 토끼를 들이기 전의 일로 '관리'가 안되는 곳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그 때 살아남은 토끼를 먼저 한 마리 데려왔는데 그 애가 바로 지금 저 녀석들의 엄마인 '토슬이'다. 그리고 나머지 한 마리의 살아남은 토끼도 나중에 우연히 그곳을 갔다가 추운 초겨울에 갖은 고생을 다 겪는걸 보고 마져 데리고 왔다. 그 아이가 저 녀석들의 아빠토끼인 '복실이'인 것이다. 그렇다면 형제? 라고 생각하는 사람 당근 있을 것이다. 토끼는 사람이 아니다. 가족의 개념, 부모자식의 개념 이런건 오로지 인간의 영역이라는 사실쯤은 미리 염두해 두어야 한다.

 

 

 

 

 

▲분양대기중인 새끼토끼들

 

 

 

어쨌든 이 새끼토끼들은 이번주 주말에 분양 받을 사람들이 데려가기로 했다. 다행인 것은 두분 모두 토끼를 키워본 경험이 있다고 해서 구지 설명도 필요없고 마음이 놓인다. 오랫동안 키우던 토끼가 저세상으로 가고 난 뒤 다시 키우려는 마음을 가진 것만으로도 참 고마운 사람들이라 생각된다. 때문에 이 녀석들도 좋은 주인 만나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처음 새끼토끼를 보았을 때 정말 건강했던 아이를 아는 이에게 분양보냈는데 1년여가 지나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모른다.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말하자면 그 사람이 섭섭해할 것 같고 해서 더는 말을 안하는데 내가 직접 지어준 이름대로 '엄지'라는 아이는 그렇게 일찍 세상을 떠났다. 지금도 유튜브에 올려놓은 새끼토끼들 동영상 중에는 그 아이가 나온다. 그 영상을 볼 때마다 마음이 무척 아프다.

 

 

 

 

 

▲ 처음에 '마지'라고 이름 지었던 엄지. 분양간지 1년여만에 죽었다. 토끼는 관심과 사랑을 쏟는만큼 잘 산다.

 

 

새끼토끼를 분양 받아 키우려는 사람들은 사실 많다. 하지만 요즘처럼 반려동물이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버림을 받거나 학대 당하는 등 여러가지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제발 아무나 애완동물을 키우지 말았으면 좋겠다. 늘 하는 똑같은 말이지만 동물을 키우는 데에는 설마 싶겠지만 실제로 '자격'이라는 게 필요하다. 온라인 상에서는 돈주고 택배로 받아다가 키운다는 소리도 간혹 들리는데 참 할말이 없을 뿐이다. 누가 동물인지 사람인지 도대체 분간이 안가는 세태에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게 된다. 자격 없는 자 절대 애완동물 키우지 말았으면 좋겠다. 모르면 좀 배워서라도 키워보려는 자세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건 아이를 키우는 맘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내 아이의 즐거움을 위해 동물을 건네주는 이런 몰지각한 이기적 행동은 제발 삼가했으면 싶다. 그래가지고 아이에게 도대체 무얼 가르치겠는가.

 

 

 

 

 

 

 

암튼 오늘 소개한 새끼토끼 동영상은 유튜브에 올려 놓은 것들이다. 오늘 스마트폰으로 따끈따끈하게 찍어올린거라 화질이 약간 어두었다. 날이 워낙 흐리고 비오는데다 바람까지 세차게 불다보니 바깥은 온통 난리도 아니었는데 그래도 이 새끼토끼 네마리는 따뜻한 방안에서 창문 너머 어떤 세상이 펼쳐지는지도 모른채 오늘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뛰놀고 있었다. 이제 곧 주말이면 분양 받아 갈 사람들이 올 것이고 엄마토끼와 이별은 물론 형제들과도 이별을 하게 될 터인데 분명 이 사실은 모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슬픈 사연이란 것도 사실 알고보면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적 개념으로 덜컥 마음이 아파오는 것이다. 어차피 이 녀석들이 다 큰 어른토끼가 될 때까지의 성장기를 보면 서열싸움도 할 것이고 이래저래 우리가 막연하게 짐작하는 그런것들과는 다른 모습들을 보이게 되어있다.

 

 

 

 

 

 

 

 

하지만 분명 내가 보아온 바로는 토끼가 사회성이 없다는 말은 잘못된 말이라고 생각한다. 토끼들 세계에도 나름 질서가 있으며 토끼들 사이에서도 정이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새끼토끼들을 여러번 받아봤지만, 유독 친한 단짝이 꼭 있다. 항상 둘이 붙어 있으려는 아이들이 언제나 꼭 있어왔다. 그래서 가급적 그런 애들은 서로 떨어뜨리지 않는 것이 좋을텐데 어쨌든, 토끼들이 굉장히 예민하고 스트레스도 잘 받지만 감정도 되게 풍부한 동물이라는 사실이다. 경계를 자주 하지만 주인에 대한 신뢰가 생기면 먼저 다가와서 쓰다듬어달라고도 하니 말이다. 이 녀석들도 분양 받아가는 좋은 주인을 만나 사랑받으며 잘 살길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