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트루 디텍티브 시즌2 인트로, 음유시인 레너드 코헨의 '네버마인드' 인상적

2015. 10. 27. 20:56영화, 미드 추천/주목할만한 미드

미드 트루 디텍티브 시즌2 인트로, 음유시인 레너드 코헨의 '네버마인드' 인상적

 

 

미드 트루 디텍티브(True Detective)는 어찌 보면 그저 그런 범죄수사극 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왠지 색다르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전작 시즌1에서도 확인했지만 이번에 보게된 시즌2는 인트로 영상부터가 범상치 않은 목소리와 더불어 묘한 느낌을 준다. 그저 중얼거리듯 내뱉는 듯 들리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음유시인으로 유명한 가수 레너드 코헨(Leonard Cohen)의 목소리다. 음유시인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인트로 영상 속 '네버마인드(Nevermind)'는 가사조차도 신선하다.

 

 

 

 

 

 

 

레너드 코헨은 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지만, 아주 오랜 세월 동안 활동하면서 수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을 준 '아티스트들의 아티스트'로도 유명하다. 1934년생인 코헨은 올해로 82세다. 이미 완연한 '노인' 반열에 올랐음에도 젊은 아티스트들 못지않게 여전히 현장에서 진지하게 자신의 창작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이번에 미드 '트루 인텍티브'의 오프닝 크레딧 주제곡에 그의 노래 '네버마인드'가 채택되었지만, 가사 내용만큼이나도 도발적이면서도 의미심장한 내용을 추상적으로 담고 있는 그의 작품 세계는 역시도 다른 일반 여느 아티스틀과는 클라스 자체가 다르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80대에 접어들게 되면 이미 육체적 한계로 인해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인생의 황혼 끄트머리에 서있다해도 틀린 말이 아닐텐데 레너드 코헨에게는 어쩌면 미래를 생각하는 일은 사치일지도 모르겠다. 캐나다 출신 '음유시인' 레너드 코헨은 이 같은 세간의 인식으로부터 이미 달관이라도 한듯 지난해 새 앨범이자 정규 앨범으로는 13번째에 해당하는 '파퓰러 프라블럼스(Popular Problems)'를 내놓으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레너드 코헨은 과거 '아임 유어 맨(I’m Your Man)', '할렐루야(Hallelujah)', '낸시(Nancy)' 등 문학적으로도 뛰어난 평가를 받는 가사를 담은 곡들을 히트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가사의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은 코헨은 지난 2011년 스페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스투리아스 왕세자상(Premios Príncipe de Asturias)' 문학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노벨문학상이라도 주어야 하는게 아니냐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의 남다른 가사 내용은 문학적으로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미드 '트루 디텍티브' 시즌2의 인트로 영상에 나오는 '네버마인드'의 가사를 보면 역시 뭔가 다르다는, 문학적인 냄새가 풀풀 느껴진다. 이러니 그를 노래하는 '음유시인'이라고 칭송할만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 미드 트루 디텍티브 시즌2 인트로(오프닝 크레딧)

 

 

 

 

 

 

 

아래는 레너드 코헨이 부르는 '네버마인드(Nevermind)'의 가사 내용이다. 영문 없이 번역된 내용이다.

 

네버마인드(Nevermind)-Leonard Cohen

 

전쟁에 패했고 조약을 체결했지
난 잡히지 않았어 선을 넘었지만
난 잡히지 않았어 많은 놈들이 노렸지만
난 군중속에 살아남아 잘 녹아들었지

 

떠나야했기에 내 삶을 뒤로했어
무덤들을 팠지 넌 찾지 못할걸

전해진 이야기 속엔 사실과 거짓들
난 이름이 있지만 알게 뭐야
알 게 뭔데 알 거 없잖아

 

떠나야했기에 내 삶을 뒤로했어
전해진 이야기 속엔 사실과 거짓들
넌 세상을 가졌으니 알 게 뭐야


내 여자가 여기 있어 내 자식들도 있지
너 같은 귀신을 피해 이 무덤들을 팠어

저 깊은 곳에 똬리를 틀고
전에 뒤로했던 삶을 살아

 

전쟁에 패했고 조약을 체결했지
난 잡히지 않았어 선을 넘었지만
난 잡히지 않았어 많은 놈들이 노렸지만
난 군중속에 살아남아 잘 녹아들었지

 

 

 

 

 

 

 

 

 

 

가사만 봐도 뭔가 확실히 다르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더군다나 무겁게 낮은 톤으로 깔리는 레너드 코헨 특유의 목소리는 이런 가사 내용을 마치 자신의 생각과 이야기들인 것처럼 툭툭 내뱉 듯 영혼이 담긴 의미전달을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미드 '트루 디텍티브' 시즌2의 인트로 영상은 우디 해럴슨과 매튜 맥커너히가 나온 시즌1의 인트로 영상과는 또다른 묘미를 사실적으로 전달해 주고 있다. 확실히 남다른 아티스트라고 함은 어디에도 없는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일궈내야하지 않나 싶다.

 

 

 

 

 

 

 

 

레너드 코헨은 지난 1956년 시인으로 데뷔한 이래 6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뮤지션, 소설가 등 다방면에 걸쳐 굵직한 족적을 남겼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음악 전문 매체 페이스트 매거진(Paste Magazine)은 그가 이번에 내놓은 13번째 앨범 '파퓰러 프라블럼스(Popular Problems)'에 대해 10점만점에 평점 9.5를 줬고,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코헨의 그 어떤 앨범보다 강력하다고 호평했다고 한다.

 

 

 

 

 

 

 

 

이번 앨범에는 느림을 추구하는 삶의 즐거움을 표현한 '슬로(Slow)'를 비롯해 지난 2010년 라이브에서 먼저 선보였던 '본 인 체인스(Born In Chains)', 라이브 사운드 체크에서 코헨이 간간이 불렀던 '마이 오 마이(My Oh My)', 사회의 어두운 모습에 대한 노년의 진지한 성찰을 노래한 '얼모스트 라이크 더 블루스(Almost Like The Blues)', 상황에 맞지 않아도 노래해야 하는 자신의 모습을 은유한 '유 가 미 싱잉(You God Me Singing)' 등 9곡이 실려 있다. 게다가 이번 앨범은 노년 아티스트의 묵직하고 차분한 소리를 강조했던 전작과는 달리 이번 앨범은 재즈, 블루스, 컨트리, 포크, 월드뮤직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훨씬 젊어진 멜로디와 사운드로 채워져 있다고 한다. 참고로 레너드 코헨은 가사를 쓰는 과정에 대해 우선 리듬을 먼저 마음속에 생각하고 위치를 정한다며 이런 과정을 곡을 완성하는 모든 과정을 매우 느리고 더디게 만들지만, 애초에 알맞은 세팅이 돼 있지 않으면 가사가 나오기 힘들다고 했다.

 

 

 

 

 

 

 

 

어쨌든, 새로 또다시 탐독하게 되는 미드 트루 디텍티브 시즌2는 올여름 종영되었지만 워낙 시즌1의 느낌이 신선하고 좋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열심히 감상해 볼 참이다. 전작과 달리 이번엔 콜린 파렐(Colin Farrell)이 주연이다. 그 외에 알렉스 페르난데즈, 가브리엘 루나, 켈리 라일리, 제임스 프레인 등이 출연하는데, 음모와 배신의 그물망 속에서 엽기적인 살인 사건에 의해 서로 엮이게 된 세 명의 경찰과 한 명의 범죄자의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라 매우 기대가 된다. 미드 트루 디텍티브는 왕좌의게임이나 브레이킹 배드와 같은 드라마들과는 성향이 좀 다르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그만의 독특한 매력이 멋지고 신선하게 다가오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특히 드라마적 성격이 강한 편이다. 그리고 매 시즌의 인트로 영상은 훌륭하다. 다음엔 미드에 있어 오프닝 크레딧 작업으로 유명한 아티스트 이야기를 좀 해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