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D오너로서 짜증나는 폭스바겐 사태, 디젤게이트 해결책은 리콜?

2015. 11. 27. 22:45자동차세상

GTD오너로서 짜증나는 폭스바겐 사태, 디젤게이트 해결책은 리콜?

 

 

지난 9월말 추석이 오기 전에 터진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은 이른바 '디젤게이트'라는 말과 함께 그동안 '깨끗한 엔진=디젤'이라는 이미지에 심대한 타격을 입혔고, 이는 단숨에 소비자들에게 충격으로 전해지면서 불만과 원성을 듣게 되었다. 그러나 나 역시 폭스바겐 GTD오너로서 한동안은 그래도 폭스바겐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바로 던져버리고 싶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그만큼 내심으론 '그래도 독일차인데'라며 독일 브랜드에 대한 믿음을 굳게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적어도 폭스바겐 코리아의 입장표명과 후속 대책 등이 전개되는 일련의 과정들을 지켜보고 있자니 이내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그들 속마음이 어떤건지 모르겠지만 이렇다할만하게 소비자를 안심시킬만한 명확한 대안을 내놓은건 아무것도 없었다고 보인다. 뭐 한국지사야 그저 차를 수입해다가 파릭만 하면 그만이겠지만 그래서인지 너무 독일본사의 눈치만 보면서 이렇다할만한 대안제시를 확실하게 하지 않고 있으니 그나마도 가지고 있던 믿음을 아예 내려놓고 싶은 심정까지 든다.

 

 

 

 

 

한편으로는 EPA 환경기준이 매우 까다로운 미국의 통과기준을 극복하려던 작은 꼼수가 오늘의 사태를 불러왔다는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이후 독일본사도 명쾌한 해명을 하지 않고 미적이다 보니 소비자 불신만 더 쌓인듯 하다. 또 그런 배경에는 구지 꼭 정치적 이유까지는 아니더라도 국가간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아주 복잡한 여러 요소가 폭스바겐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음모론' 같은 이야기들을 믿고 싶지도 않지만 중요한건 소비자들을 안심시키는 그 작은 노력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원망은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와 관련해 국내에서도 환경부차원의 조사가 진행되었는데 국내에서 시판된 폭스바겐 경유차도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환경부가 문제가 된 엔진(EA189)이 장착된 6개 차종을 검사한 결과 현행법에서 금지된 임의설정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EA189는 6세대 골프 경유차는 물론 티구안 등에 탑재된 엔진으로 유로5에 해당한다. 하지만 후속모델인 EA288엔진을 장착한 차량들에서는 문제점이 아직 발견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어쨌든 환경부의 자체조사 결과에 따라 판매정지 및 리콜조치가 내려졌는데 15개 차종에 대한 과징금만 141억원이라고 한다. 또 환경부의 이번 조사에 이어 연비에 대한 조사도 국토교통부가 조사한다고 한다. 배출가스 조작과 연비에 연관성이 있는지 여부를 한다는 것인데 이 정도면 폭스바겐 차량 타는 사람들 완전히 개털리는 기분이 안들까? 굳게 믿었던 폭스바겐 브랜드에 대한 믿음에 금이 가는 정도가 아니라 이쯤되면 멘붕 직전이라고 본다. 이미 집단소송까지 착수한 소비자들도 있다고 하는데 처음엔 구지 저렇게까지 해야하나 싶던 마음이 이젠 슬슬 나마져 동요가 일어날 지경이다.

 

 

 

 

 

 

구지 꼭 내차를 어떻게 해달라는 요구라기 보다 폭스바겐에서 흐지부지 어영부영 사과 비슷한 말들과 자꾸만 헷갈리는 말바꾸기를 할 게 아니라 100%완전 리콜 내지는 엔지니어 차원에서의 확실한 대안을 제시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런데 이게 벌써 한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지금까지도 어떻게 하겠다는건지, 어디까지가 실제로 그렇게 하겠다는건지 도무지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 언론에서는 하루도 안빼고 폭스바겐사태를 보도하며 잘근잘근 씹어대고 있는데 어떻게 책임을 통감하고 바로 행동에 옮겨야하는 제조사 및 관련 조직은 불꺼지기만을 기다리고 앉아있는 것인지...GTD 오너로서 이제 참는데도 한계가 오는듯 하다.

 

 

 

 

 

 

그래도 폭스바겐은 이번 디젤게이 사태와 관련해 리콜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는 했지만 내년 1월부터나 가능하다고 한다. 국내에서만의 문제가 아닌, 전세계 판매량 1위의 브랜드인만큼 전세계적 차원의 대대적 리콜이라 시간이 걸린다는 것쯤은 이해하겠는데 국내에서의 대응이라는게 거의 뒷짐지고 함게 지켜보는 분위기다. 어떻게든 이미지에 대한 타격을 막기위해서인지 파격적인 할인행사를 하고는 있다지만 이미 중고차시장에서도 문제가 된 폭스바겐 차량에 대해 반가워할 이유도 없어 보인다.

 

 

 

 

 

 

 

이번 폭스바겐 사태를 지켜보면서 처음엔 구형엔진이라고 하는 EA189탑재 차량에는 배출가스 조작이 없었다는 말도 처음엔 믿었는데 그 말들이 계속해서 바뀌었던게 사실이다. 그리고 내놓은 EA189엔진에 대한 개선방안을 내놓았는데 이것도 유럽에서 판매된 모델에 먼저 적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우선 1.6리터 디젤 엔진은 '플로우 트랜스포머(Flow transformer)'라는 장치를 산소 센서가 위치하는 자리에 직접 연결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이 장치는 공기가 흐르면서 발생하는 와류를 억제해주는 기능을 하게 되는데 산소 센서가 보다 정확한 공기의 유입 정도를 인식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 폭스바겐 사태의 해결책은 빠르고 명쾌한 리콜 진행 뿐이다.

 

 

또 이와 함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도 진행되는데 이 같은 작업이 진행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1시간 이내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2.0리터 디젤 엔진의 경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정상적으로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이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은 3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이런 내용들이 내년 2016년부터 진행될 폭스바겐 차량 리콜과 관련해 예정된 계획이다. 마찬가지로 같은 EA189엔진을 사용하고 있는 아우디와 세아트, 스코다 역시 비슷한 형식으로 리콜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폭스바겐측은 이번 개선 방안은 배출가스를 만족시키기 위한 절차이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후에도 출력이나 연비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폭스바겐 배출가스조작 사태와 관련해 미국의 환경기준은 굉장히 엄격하다고 알려졌는데 여기에서 재미있는 건 미국에서 많이 팔리지도 않고 또 대부분이 가솔린 차량인 미국에서 폭스바겐은 후처리장치를 돌려서라도 미국기준통과를 하려 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후처리 장치를 돌리면 환경기준을 통과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연비와 출력이 심하게 떨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측정을 위한 검사시에만 후처리장치가 작동하게 사기를 친 것이다. 실제 주행환경에서는 후처리장치가 거의 작동하지 않아 수십배의 질소산화물이 배출된다고 한다. 유럽도 현재 마찬가지로 진단기를 물려서 검사하고 있지만, 기준이 미국처럼 엄격하지 않아서 후처리 장치는 검사시나 실주행시나 언제나 돌아가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주행환경에서 검사하면 거의 모든 브랜드의 경유차는 다 거기서 거기고 까다로운 미국의 환경기준을 통과할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2017년부터 실차측정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번에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와 관련해 국내에서 판매된 거의 대부분의 폭스바겐 차량에 대해 환경부가 내린 조치에 국내 완성차업체도 긴장을 하고 있다고 한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실차측정에 가까운 실도로에서 배출가스 검사를 하겠다고 해서이다. 실험실이 아닌 실제 도로에서 주행실험을 하게 되면 당연히 어떤 차도 실험실 테스트와는 다른 결과가 나오게 되어있다. 물론 대형차는 당장 내년 1월부터, 중소형차는 22017년 9월부터 제도가 시행될 예정인데 이번에 문제가 된 폭스바겐 뿐 아니라 다른 브랜드로서도 반가울리가 없다. 즉, 도찐개찐이라는 이야기이다.

 

 

 

 

 

 

 

국내에서도 배출가스 기준을  통과하려면 이제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한 장치를 장착해야 하고 비용이 2~300만원은 추가될 것이고 이 비용은 기업에, 그리고 그로 인한 차값 상승은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이될 것이 뻔하다. 폭스바겐과 달리 아무 문제 없다라고 한다면 그러거나말거나지만 기업들이 난색을 표하는건 역시도 폭스바겐이 시범케이스로 걸린 사례라고 해야 할라나? 아뭏든 폭스바겐사태 해결책은 현재로서는 리콜뿐인데 할려면 좀 제대로 빨리 명확하게 했으면 좋겠다. 이젠 도로에 나갈 때마다 마치 내가 무슨 죄라도 지은 것처럼 왠지 눈총사례를 받는 느낌이 들 지경이다. 브랜드 이미지라는게 이렇게 무서운건지 정말 몰랐다. 좋았을 때는 왠지 거기에서 오는 뿌듯함도 있었는데 말이다.

 

 

 

 

 

 

참고로 이미지에 대한 안좋은 사례는 아니지만 국내에서 완전 철수한 자동차 브랜드가 하나 있다. 바로 스웨덴 명차 '사브(SAAB)'다. 이 브랜드는 볼보와 더불어 안전에 있어서나 질감에 있어서도 매니아들 사이에서 호평이 많았지만 디자인 선호도를 비롯해 수요가 워낙 적다보니 자진 철수해버려 이 브랜드는 사람들 기억 속에 아련한 존재가 되었다. 폭스바겐도 그 비슷한 치명타를 입지 않으려면 좀 더 확실하게 분발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