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해전, 선입견이나 편견없이 볼만한 영화

2015. 7. 31. 21:23영화, 미드 추천/주목할만한 영화

연평해전, 선입견이나 편견없이 볼만한 영화

 

 

 

'연평해전' 개봉소식을 들었을 때 솔직히 선입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럴만한 이유 중에 하나는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한 '기관'급 산하 각종 단체에서까지도 투자와 독려를 하는 분위기 탓에

개봉관이 다른 여느 영화와 달리 집중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이런걸 '관제'라고

해야 할까? 그 옛날 70~80년대에는 사실 이런게 일상적이었기 때문이다.

뭐 좋은 영화, 특히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심을 고취시킬만한 이런 영화에

그 정도쯤이야...라고 말하며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왠지 그 옛날 마구잡이식으로

보았던 '반공영화'에 대한 알수 없는 반발심 같은게 먼저 찾아왔었다.

 

 

 

 

 

 

 

 

 

 

물론 연평해전에 대해 모르는 바도 아니다. 이미 1999년

1차 연평해전에 이어 2002년 월드컵이 한창이던 6월29일에 있었던

2차 연평해전을 모를 이유가 없다. 당시는 월드컵이라는 전국가적 행사로, 

또 모처럼 조성된 남북화해 모드 때문에 대서특필 보도되지도 않았고 북의 도발에

대해 만족할만한 응징을 제대로 퍼붓지 못한 아쉬움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당시 월드컵 열기에 온 국민이 열광의 도가니에서 터키와의 3.4위전을 치뤘지만

한줄 속보로 서해상에서 교전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지금에 와서 영화 '연평해전'을 보고나서 느끼는 바를

솔직히 말하자면, 우려했던 대로 '반공영화'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21세기가

되어서도 70년대 유신시절에 마치 북한에서 처럼 일방적으로 쇄뇌교육

시키듯 그런식의 영화가 또다시 부활하고 국민들에게 일방적인 애국심을 강요하는

것은 아닌가 색안경을 끼고 보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영화 '연평해전'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싸구려 반공영화도 아니었고 최대한 사실에 입각해 생생한 증언을

토대로 고증을 거치며 있는 그대로를 리얼하게 보여주었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것은 일부 관람객들의 반응이다.

온라인에 늘상 있어왔던 '이러쿵 저러쿵'하는 식의 오로지 감정에만 치우친

그런 논객들의 반응이 불편해 보일 뿐이다. 영화를 그냥 영화 자체로 보면 될것을

왜 자신이 정치인도 아니면서 정치를 하려고 드는지 모르겠다. 정치적

의견을 피력하는 것도 민주주의 국가에서 당연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도를 넘게 되면 주위 사람들은 불편해지기 마련이다. 또 영화를 만들게 된

의도나 제작진의 본래 의도와 노고에도 찬물을 끼얹는 꼴이다.

 

영화 연평해전에서 보았듯이 우리는 당시 월드컵 분위기 등으로

미처 헤아려보지 못했던 아픈 역사의 순간과 스러져간 영웅들의 희생을 매우

사실적으로 묵도하면서 그날의 기억을 가슴 속에 담으면 될 일이다. 나 역시도 영화를

보고나서야 그 때 그 현장이 이처럼 가슴을 아프게 하는 엄청난 일들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뒤늦게나마 알게되었다.

 

 

 

 

 

 

 

 

 

 

 

 

육군을 나왔기 때문에 해군의 특성에 대해서는 사실 잘 모른다.

하지만 군생활 해 본 대한민국 남자들이라면 누구나 다 100% 공감했을거라

생각해본다. 연평해전으로 스러져간 6명의 영웅들...윤영하 정장도 그렇지만, 의형제와도

같았던 한상국 하사와 박동혁 상병의 이야기가 특히 마음을 울린다.

 

 

 

 

 

 

 

 

 

 

 

 

한상국 하사는 엄마를 일찍 여의고, 박동혁 상병은 청각장애 엄마를 둔 상황에서

이 두 청년이 그렇게도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하기는 했지만, 포탄과 총알이 난무하는 현장에서

이들이 보여준 희생정신은 동료들의 증언을 통해 보더라도 살신성인 그 자체였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였다. 특히 가장 심한 부상을 당해 생사를 오가던 의무병

박동혁 상병이 영화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날 줄 알았는데 끝내 어머니 곁을 떠나게 된 것이

몇번을 다시 생각해 보아도 너무나 안타까울 따름이다.

 

 

 

 

 

 

 

▲ '연평해전' 메인 예고편

 

 

 

 

연평해전은 영화 말미에 동료 병사들의 증언과 함께 당시 실제

인물인 윤영하 대위 등이 화면에 나오기도 한다. 또 엄마 품에 안겨있는 박동혁

상병의 어릴적 사진도 나온다. 그 때 마음이 참 많이 아팠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생,

조카 같기만 한 평범한 청년들이었는데... 끈끈한 전우애로 뭉쳤던 이들이 생과 사를

오가는 극한의 상황에서 보여준 초인적인 희생정신을 보면서 경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어느덧 2002년으로부터 13년의 세월이 흘렀다. 연평해전을 보면서

그날의 기억을 잊지말아야겠다는 생각은 물론이고, 남과 북이 대치해 있는 이런 상황에서

애꿎은 젊은이들의 희생이 더 이상 계속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