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 영화 예고편 목소리의 주인공 돈 라폰테인(Don LaFontaine)

2015. 11. 7. 15:22영화, 미드 추천/스타, 배우

헐리우드 영화 예고편 목소리의 주인공 돈 라폰테인(Don LaFontaine)

 

 

요즘은 헐리우드 영화 예고편에서 더 이상 듣기 좋은 저음으로 깔리는 목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과거 90년대는 이런 예고편 목소리의 주인공 '돈 라폰테인'의 목소리를 듣는 일은 너무나 흔한 일이었다. 요즘은 거의 사라졌지만, 한 시대를 풍미하던 유행과도 같은 그런 것이었다고 해도 2008년 그가 사망한 이후에도 예고편 속의 그 목소리는 영화팬들 뇌리속에 여전히 강렬하게 남아있을 것이라 생각해 본다. 물론 지난 2014년 마찬가지로 췌장암으로 사망한 할 더글라스(Hal Douglas) 역시 돈 라폰테인과 더불어 할리우드 영화 예고편에 있어 목소리로는 쌍벽을 이루던 '거성'이었다라고 할 수 있는데 오늘은 라폰테인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할까 한다. 그러고보니 양대산맥이라 할 수 있는 이 두 노친네들이 이 세상엔 더 이상 없다는 사실이 좀 많이 아쉽다.

 

 

 

 

 

 

 

 

수십 년 동안 할리우드 영화 예고편의 목소리를 주름잡던 돈 라폰테인은 2008년 9월 1일 폐 기흉에 따른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하는데, 그가 1963년 처음 예고편을 맡은 후 사망할 때까지 녹음했던 영화 예고편은 5,000편 이상이고 TV 및 기타 매체의 광고 내레이션은 무려 70만 건에 달한다고 한다. 처음부터 성우가 되려했던 것은 아니지만, 군복무 시절 녹음 기술을 배운 이래 뉴욕에서레코딩 엔지니어로 활동을 시작하던 중에 아주 우연한 기회에 이런 일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영화 예고편 내레이션을 하기로 했던 성우가 펑크 낸 것을 메꾸기 위해 대신 작업한 것이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 때만해도 '성우'라는 직함을 쓰지 않았지만 훗날 전성기를 맞게 된 이후 명함에 '성우'라고 직함을 박고 LA로 이주한 1981년부터였다. 이전까지 돈 라폰테인은 공식적으로 성우가 아니라 파라마운트 영화사의 '예고편 담당 책임자'로 활동하며 틈틈이 트레일러 내레이션 녹음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진짜 본격적으로 이 일을 독점하게 되면서는 아예 프리랜서로 나서 하루에만 60건씩 녹음한 날도 있었다고 한다.

 

 

 

 

 

 

 

 

돈 라폰테인의 영화 예고편에는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이 있다. 그의 목소리에 익숙한 분들이라면 "아! 그래 맞어!"라고 맞장구를 치게 될텐데, 이를테면 'this summer'라든가 'coming soon' 그리고 'in a world...'로 시작하는 그런 던어들이다. 특히 'in a world...'는 그가 직접 쓴 카피라고 하는데 아래 영상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우리 귀에 익숙한 단어들이 여러 개 나온다. 이런 표현들은 영화 속 세계를 가장 빨리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던 돈 라폰테인은 다큐멘터리 영화 '콜 & 리스펀스(Call+Response, 2008)'를 유작으로 남기고 그렇게 2008년에 우리 곁을 떠났다. 영상으로 한번 만나보시기 바란다. 아마도 요즘 영화 예고편들과 달리 정겨운 인상을 먼저 받게 될 것이라 생각된다. 

 

 

 

 

 

▲ 헐리우드 영화 예고편의 주인공 '돈 라폰테인'의 대표적인 카피들.(In a World...)

 

 


헐리우드 영화 예고편을 떠올리면 특히 80년대~90년대에 이르기까지 돈 라폰테인의 목소리가 얼마나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자랑했는지 수긍이 갈 것이라 생각해 본다. 이제 더 이상 그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게 무척 아쉬운 일이긴하지만, 그의 사망과는 별개로 최근의 할리우드 영화들은 점차 예고편에 내레이션을 쓰지 않는 추세라고 한다. 실제로 요즘 개봉하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예고편들을 보면 나레이션이 거의 없다. 어쩌면 그게 더 요즘 사람들에게는 익숙할지 모르겠으나 지난 시절 돈 라폰테인의 영화 예고편 목소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존재감을 발휘한게 사실이다. 물론, 그런 특유의 예고편 나레이션 목소리는 돈 라폰테인 그 자신이 열었고 그의 사망과 함께 그 자신이 문을 닫았다고도 할 수 있다.

 

 

 

 

 

▲ 돈 라폰테인의 포스가 느껴지는 영상

 

 

 

요즘 개봉하는 영화들은 온갖 특수효과 CG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무너진지 오래다. 또 제아무리 엄청난 제작비를 쏟아부었어도 일년동안 얼마나 많은 대작들이 나타났다 사라지는지 딱히 오래도록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 영화를 선뜻 골라내기도 쉽지 않다. 수작은 넘쳐나는데 추억으로 남을 영화가 그만큼 없다는 얘기다. 아마도 80~90년대 헐리우드 영화들은 예고편에서 들려지던 돈 라폰테인 목소리만큼이나 오래도록 기억될만한 그런 따뜻한 영화들이 많았던 게 아닌가 싶다. 조금 서툴고 아날로그적 감성과 흔적이 역력하기는 했어도 평생을 두고 기억되는 그런 영화. 돈 라폰테인의 부재와 더불어 그런 영화들도 점차 우리 곁에서 사라져가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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