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넌트(The Revernant), 복수보다 강한 정신력은 없다!

2016. 1. 18. 20:37영화, 미드 추천/주목할만한 영화

레버넌트(The Revernant), 복수보다 강한 정신력은 없다!

 

 

오늘 날씨가 엄청 춥다. 한파주의보가 내려질 정도의 추위라고 하는데 영화 '레버넌트' 속의 추위에 비하면 차라리 봄날씨라고 해야할까. 추운 겨울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중에 이토록 사실적이면서도 무서운 정신력을 보여준 영화는 아마 근간에 본적이 없는 것 같다. 그만큼 영화는 156분이라는, 거의 세시간 가까이 되는 상영시간 내내 디카프리오가 연기하는 '글래스'를 따라 19세기 서부개척시대 이전의 낯선 아메리카 대륙의 차가운 풍광을 목격하게 된다.

 

 

 

 

 

 

 

사실 '레버넌트'는 스토리만 가지고 보면 정말 단순한 줄거리를 가지고 있다. 그냥 아들 죽인 어떤 놈을 끝까지 추적한다는 얘기가 다일지도 모른다. 그런 단순한 줄거리를 세시간에 가까운 시간으로 질질 끌고 갔나 싶지만, 이 영화는 그저 그렇게 단순히 스토리만으로 보는 영화가 아니다. 즉, 머리로 보는 영화가 아니라 가슴으로 보고 느끼는 영화라 해야 맞다. 그 고난의 여정은 주인공을 따라 이를 악물며 함께 따라가야 할 영화이지 편안하게 앉아서 팝콘 먹으며 보는 그런 영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죽은 자식을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어느 비정한 아버지의 빗나간 부정(父情)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그에 비하면 디카프리오가 보여준 애끓는 부정은 얼마만큼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도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영화 제목 '레버넌트(The Revernat)'는 한글로 번역하면 부제처럼 말 그대로 '죽음에서 돌아온 자'를 말한다. 하지만 영화제목을 그렇게 직설적으로 하기 보다 이따금 이런 방식을 취하기도 하지만 발음대로 그냥 '레버넌트'라고 했다. 영어에서 느껴지는 어감대로 따른 것이 오히려 잘한 일 같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역경을 이겨내는 주인공 이름은 '글래스'일까. Glass?

 

 

 

 

 

 

 

 

하나뿐인 아들....세상에 이 보다 더 귀한게 있을까? 그나마도 인디언 아내는 아이가 어렸을 때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고, 불에 데여가며 죽어가던 어린 아들을 기어이 살려내었건만,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아들에게 느낄 수 있는 아버지의 마음은 각별했을 것이다. 그러나 곰의 습격을 당하는 사고로 다 죽어가는 몸뚱이를 두고 눈앞에서 아들의 목숨을 앗아간 그놈. 그놈을 어찌 용서할 수 있을까. 이미 곰에 의해 사지는 갈기갈기 찢기고 비틀어져 꼼짝을 할 수 없는데 그놈은 아들의 목숨도 모자라 산채로 땅에 묻기까지 했으니...

 

 

 

 

 

 

 

 

아마도 이런 설정이라면 일반 사람 같으면 죽어 귀신이 될지언정 살아남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혹한의 추위만으로도 버티기 어려운 판에 팔다리가 성치 않은 몸으로 역경을 이겨내며 복수를 다짐한다는 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일까. 죽어 망령이 되어서라도 결코 놈을 용서할 수 없으니 살을 에는 추위와 차가운 강물의 물살, 눈보라 따위는 문제도 아니었나보다. 말도 안나오는 몸으로 바닥을 기어서라도 반드시 놈을 따라자아야 한다는 필사의 의지는 결국 모든 역경을 이겨내는 에너지로 작용을 한다.

 

 

 

 

 

 

 

 

그러니 어찌 그 강한 정신력이라는 것이 이를 앙다문다고 해서 저절로 나올까. 복수...우리가 흔히 '복수는 또다른 복수를 낳는다'는 말을 자주 사용하며 부정적으로 해석할 때가 많지만, 때론 복수는 인간에게 있어 가장 강한 정신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어찌 보면 '복수'라는 것이 무조건 나쁜 것만도 아니다. 인간의 감정에 있어 가장 말이 되는 카타르시스를 안겨줄 수도 있고 정신적 치유를 안겨주는 이유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지 못했을 때 인간은 흔히 미치고 만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미국에선 여전히 사형제가 운영되는 주에서 가족이 유리 넘어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살인자를 전기의자에 앉혀죽이거나 독극물을 주입해 사형시켜버린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되는데 우리나라도 언제까지고 사형제를 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어리버리 떨게 아니라 주권국가다운 결정을 내려야하지 않나 싶다. 아무튼 이야기가 조금 빗나갔지만, 레버넌트에서 디카프리오가 보여주는 그 무서운 정신력은 결국 복수다.

 

 

 

 

 

 

 

 

그리고 피츠제럴드라는 이 얄밉고 악마같은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는 다름아닌 배우 톰 하디인데 이 친구가 출연한 영화는 지난해 보았던 '매드맥스'의 그 멋진 남자주인공이었다. 목소리 연기까지 그러고보면 참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주연을 맡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는 두말할 것도 없었다. 배우인생에 있어 완전 무르익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미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해 다가오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이변이 없는한 생애 7번째의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다들 잘 알겠지만 디카프리오는 한 때 꽃미남 소리 듣는 이상적인 미소년의 이미지로 한창 주가를 올리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나이를 먹게되니 이제는 중후한 느낌의 아저씨가 되어버렸다. 그냥 아저씨도 아니고 완전 상아저씨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모습이 훨씬 더 친숙하게 느껴지고 또 배우로서는 차라리 더 좋은 무기이자 장점으로 작용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왜냐하면 너무 잘생긴 배우는 항상 잘생긴 이미지를 유지해야하는 것도 피곤할테니 말이다. 게다가 맡게 되는 배역도 대게 한정되기 쉽상이라 디카프리오처럼 프리한 이미지로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것도 괜찮을거란 생각을 해본다. 특히나 그가 틴에이저들을 열광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어느덧 그당시 열광하던 청춘들도 디카프리오와 함께 나이먹으며 늙어가고 있어 더욱 친숙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영화 '레버넌트'는 아뭏든 그런 영화다. 필사의 생존 의지를 보여주는 재난영화이기도 하지만, 반드시 아들을 죽인 놈을 잡아죽여야만 하는 복수영화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저 '잡아죽인다' 개념으로만 간다면 이 영화는 3류영화일 수도 있을뻔한 것을 세계최고의 배우가 온몸으로 보여주는 열연을 통해 그 내면세계까지 훌륭하게 잘 담아낸 걸작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또한 미운 역할이기는 했지만 톰 하디의 역할도 꽤 인상적이었다는 생각을 해본다. 앞으로도 미국판 진짜 아저씨, 디카프리오의 멋진 연기를 기대해본다. 아직 안본 분들에게 특히 아들을 둔 아빠들에게는 반드시 추천하고 싶은 영화이기도 하다. 레버넌트 OST와 함께 이 영화의 여운과 비장함을 느껴보시기 바란다.

 

 

 

 

 

▲ 영화 '레버넌트' ost 中 메인테마 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