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고양이 아파트 벽돌 사건, 캣맘이 뭘 잘못했다고

2015. 10. 10. 14:45카테고리 없음

수지 고양이 아파트 벽돌 사건, 캣맘이 뭘 잘못했다고

 

경기도 용인 수지에서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다. 평소 길냥이를 돌보던 캣맘이 누군가 던진 벽돌에 맞아 숨졌다. 요즘 한창 버려진 애완동물들이 수난을 겪고 있고 사회문제화 되기도 하면서 관계단체에선 나름대로 고육책을 만들어내기도 하는데 기어이 이런 일이 벌어졌다. 이제는 동물 뿐만 아니라 그런 동물을 보살피는 사람도 테러대상이 되는 모양이다.

 

 

 

 

 

 

 

경찰은 용인 수지 아파트 캣맘사건과 관련해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이 고의적으로 범행을 벌인 것으로 보고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용인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4시 40분께 용인시 수지구 한 아파트 상층부에서 벽돌이 떨어져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사고는 이 아파트 거주하는 A(55·여)씨와 또 다른 주민인 B(29)씨가 1층 화단에서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며 고양이집을 만들고 있던 중 발생한 것이다.

 

수지 아파트 벽돌 사건은 일단 누군가 고의로 벽돌을 던져 사망에 이르게 한 중대한 '살인사건'으로 규정해야 할 것 같다. 수지의 한 아파트에서 떨어진 벽돌은 A씨의 머리를 맞고 튕겨나가면서 B씨 마져 가격했다고 한다. 이 사고로 A씨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숨졌고 B씨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다. 아파트와 벽돌이 떨어진 장소는 약 7m가량 떨어져 있어 벽돌이 바람 등 외부요인에 자연적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명백한 살인사건이다.

 

 

 

 

 

 

 


경찰은 A씨가 길고양이에게 음식을 주면서 최근 아파트 단지에 고양이들이 몰려들었다는 주민들의 진술을 토대로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이 고의로 A씨에게 벽돌을 던진 것에 무게를 두고 조사 중이라고 한다. 캣맘이 고양이를 돌본 게 사고의 원인이라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버려져 굶주린 동물에게 먹이를 주고 보살피는 일이 죽어야 하는 이유라도 되는 것일까? 참 어이가 없다 못해 이 나라는, 이 사회는 어째서 이렇게 갈수록 병들고 미쳐가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제도 장치가 미흡해서인지, 아니면 무분별하게 데려다 키우고는 언제든 쓰레기 버리듯 아무데나 버리는 사람들의 수준 낮은 의식이 더 문제인지 모르겠다. 이건 국가적으로도 참 수치스럽고 창피스러운 일이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은 '그깟 동물이 뭐가 대수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이 중하지 동물이 중하냐?'라고 되묻는 것도 일반적인 통념이다. 그게 옛부터 헐벗고 굶주리는 나라에서 없이 살아온 이 나라 국민들의 전형적인 정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세계속의 경제대국으로 이만큼 살만하게 되었으면 의식구조도 이젠 좀 바뀔 때가 된 것 아닌가?

 

물론 지금 나라 경제가 안팎으로 여러 위험요인들과 맞물리면서 힘들다는 것은 안다. 그래서 사람 살기도 팍팍한데 제깟 짐승들이 어디서 나대냐고 짜증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미개한 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테러수준의 이런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된다라는 것은 국가에도 책임이 있다고 본다. 다른 골 아픈 문제도 하루가 멀다하게 쏟아져 나오느라 온갖 난제가 산더미처럼 쌓여가고 있는 나라에서 호사스럽게 동물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먹힐리도 만무하다는 것도 안다.

 

 

 

 

 

 

 

 

그저 먹고살기 바쁜 형국에 배부른 사람들이나 동물을 사랑하네 어쩌네, 그러면서 지네들도 돼지고기도 먹고 닭고기도 먹지 않느냐며 침 뱉는 사람들의 심정도 한편으로 이해는 가지만 그렇다고 살생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또 자기가 키우는 개는 소중하면서 그 개로 하여금 길냥이를 물어 뜯게 만들고 심지어 길냥이 몸에 인화물질을 뿌려 불을 붙여 죽게 만드는 이런 만행들이 하루가 멀다하게 터져나오는 것은 이 나라, 이 사회가 최소한 매우 건강하지 못하다는 이야기이다.

 

솔직히 이게 정상인가?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행동이라고, 나는 동물을 안키우니까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라고 치부하기엔 이미 도를 넘는 수준까지 왔다. 그리고 수지 아파트 벽돌 사건처럼 이제는 사람을 대상으로 벽돌을 던져 죽이는 일까지 벌어졌다. 아파트 주변에 길냥이가 몰려들어 이미지를 구기고 혹이라도 아파트값을 떨어뜨린다고 나무라던 사람들은 자기네 아파트에서 끔찍한 살인사건이 벌어졌는데 기분이 어떨까? 이 모든걸 길냥이가 가엾다고 해서 보살피려던 캣맘이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몰아가지나 않을까? 심지어 자업자득이라고 뇌까리는 사람도 있겠지. 그만큼 사회가 인정머리가 없다못해 마녀사냥은 물론이고 마치 그런일을 당해도 싸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을 서슴치 않는 지경까지 왔다.

 

 

 

 

 

 

 

 

'돈이면 다'가 되는 사회, 돈 때문에 조금 불편한건 조금도 참지 못하는 사회가 되어 버렸다. 그럼으로써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자, 동물보다 못하더라도 돈만 있으면 된다고 하는 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보다 체계적인 사회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하겠지만, 이제 동물을 가엾이 여기는 사람에게까지 폭력을 행사하는 지경까지 온 이상 모두가 함께 고민해보아야 할 문제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허기지고 배고픈 채 버려진 길냥이에 먹을 걸 챙겨주고 이제 추운 겨울이 오니까 따뜻한 집이라도 만들어주려고 했던 캣맘이 뭘 그렇게 잘못한건가.

 

수지 고양이 아파트 벽돌사건은 따뜻한 온정을 가진 한 아낙이 끔찍하게 사망하게 되었고 또 한 가정이 파괴되기에 이르렀다. 이 나라 이 사회는 정말 한참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런 죄업들이 결국 우리에게 언젠간 다시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이런 일들이 계속 되는 한 이땅은 짐승만도 못한 몇몇 인간들로 인해 동물은 물론 사람 살기에도 버거운 세상이 될 것만 같다. 참 욕밖에 안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