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 일제시대 배경으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

2015. 8. 16. 19:02영화, 미드 추천/주목할만한 영화

[암살] 일제시대 배경으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암살'이 요즘 천만관객을 훌쩍 넘기에 흥행에 성공을 달리고 있다.

광복절 딱히 이렇다할만한 일도 없고 구지 광복70주년이라는데 대해서도 특별한 의미를 둔 것도 아니었지만, 무료한 연휴기간을 달래고자 극장을 찾게 되었다. 올해는 광복절 전날인 14일이 임시공휴일인 관계로 피서철과 맞물려 여기저기 여행 떠난 사람들도 많았을 줄로 안다. 하지만, 막상 극장가에 가보았더니 '암살' 말고도 '베테랑'이라던가 '미션임파서블' 등 여름 성수기를 만난 대작 영화들이 줄지어 개봉해있었다.

 

 

 

 

 

 

 

 

 

 

 

아무리 천만관객 흥행돌풍을 일으키는 영화라고는 해도 사실 '암살'에 대해서는 선입견이 없잖아 있었다.

일단 배우 전지현을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별그대의 이미지가 너무 강했던 탓일까?) 독립운동을 하는 일제강점기 시대배경에 과연 이 여배우가 어울릴까 싶기도 해서였고, 그런 묵직한 주제를 다룬 영화가 그저 액션과 오락성 위주로 흘러가는건 아닐까하는 그런 우려가 사실 많았다. 실제로 지금까지 충무로에서는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만든 영화들에 매번 흥행에 참패하는 그런 징크스도 없잖아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미 개봉 한달도 안되어서 천만관객을 돌파한 때라 '과연 어떤 영화길래'라는 궁금증이 크게 작용한 탓도 있다. 그리고 주목할만한 배우 이정재와 요즘 핫한 배우 하정우에 조진웅 또 희안하리만치 흥행몰이를 하는 요주의 인물 오달수 등 쟁쟁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고 있는데다 최동훈 감독이 먼저 '도둑들'에서도 그랬지만 이 엄청난 소스들을 어떻게 배합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게 된 것인지...그런 모든 것들이 궁금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특별히 큰 긴대는 없었다. 그냥 그야말로 "흥행작이라고 하니까 아무리 못해도 기본은 하지 않겠느냐"라면서 마음을 비우고 극장을 갔던게 사실이다. 일단 광복절인 15일을 기준으로 영화 '암살'은 1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해초에 개봉했던 헐리우등 영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기록을 따돌리는데 성공했다. 개봉26일만에 누적관객 1050만 1084명으로 1049만여명이었던 어벤져스를 따라잡은 것이다. '암살'은 올해 한국영화 최고 예매율(54%)과 최고 오프닝 스코어(477,600명) 등 각종 기록을 갈아치웠고, 영화의 주역들은 '1천만 배우'가 되는 기쁨을 맛보는 영광을 얻었다. 또한 최동훈 감독과 전지현, 이정재는 '도둑들'에 이어 두 번째로 '1천만 영화'의 주인공이 됐고, 하정우와 이경영은 '암살'을 통해 처음으로 '1천만 배우'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오달수는 목소리 출연한 '괴물'부터 '도둑들', '7번방의 선물', '변호인', '국제시장', '암살'까지 총 6편의 1천만 영화에 출연하는 영광을 누렸다. 참으로 대단하다.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흥행몰이중인 영화 '암살'은 한국영화에 있어 또 한번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자리매김할 듯 하다. 우선 제일먼저 앞서 이야기한대로 일제시대 배경 영화의 징크스를 가볍게 깨뜨렸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1930년대 경성과 상하이의 모습을 리얼하게 재현하기 위해 순제작비 180억원을 들여 중국 상해 세트장에서 촬영을 하기도 했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선보이기 위해 51정의 총기와 1930년대 클래식카 등을 투입하기도 했다.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 역의 전지현의 1인2역 연기도 인상적이었지만, '두 얼굴의 임시정부대원 '염석진' 역의 이정재의 연기가 가장 돋보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상해에서 조직을 배신하고 혼란을 느끼는 장면(특히 부하를 쏘고 골목을 달리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은 영화 '언스어폰어타임인아메리카'를 떠올리기도 했다. 실제로 이런 갈등장면을 묘사하기 위해 이정재 본인도 배우로서의 연기 열정이 남달랐다고 한다. 또 암살단을 쫓는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 하정우와 '하와이 피스톨'의 단짝 파트너 '영감' 역의 오달수, 생계형 독립군 '속사포' 역의 조진웅, 친일파 '강인국' 역의 이경영, 특별출연했던 의열단 단장 약산 '김원봉' 역의 조승우 등 배우들의 연기도 관객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고 보여진다.

 

 

 

 

 

 

 

 

 

 

 

워낙에 시1930년대 시대분위기를 리얼하게 잘 그려낸 탓에 지금껏 보았던 그 어떤 영화나 드라마에서보다 일제시대 배경이 생동감있게 잘 묘사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영화가 단순히 액션과 오락 등에 치우치며 나머지 부분이 허접할수도 있는 부분을 크게 상쇄하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어느 한 구석 빠뜨리지 않고 최대한 그 시대의 느낌을 리얼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1933년으로 날아간 것처럼 뛰어난 몰입감을 보여주지 않았나 평가하고 싶다. 그야말로 뛰어난 감독과 훌륭한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미술이나 효과 등 스탭진의 전문적인 노력들이 하나로 어우러지면서 이런 걸작이 나왔다는 생각을 해본다.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암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다면 역시도 전지현의 대사다.

누구나 이런 시대를 살고 또 이런 시대에 저항을 하며 독립운동을 하다보면 스스로에게 되묻거나 변명이 되어버릴 수 있는, "이런다고 뭐가 달라져?" 질문에 대한 답이 참 간단하면서도 분명했다. "알려줘야 하잖아요. 우리가 이렇게 싸우고 있다고..." 다시 생각해 보아도 참 멋진 대사다. 암살에서 전지현의 대사는 이 외에도 인상적인 대사가 많았지만, 극 전체의 주제를 다루는데 있어 이만큼 와닿는 대사도 없었다는 생각이다. 그 단순해 보이는 대사 한 마디가 독립운동을 해야하는 명분으로 충분하고도 남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영화가 1천만관객의 흥행작이라서가 아니더라도 현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층은 이 나라의 역사에 대해 암살을 통해 다시한번 제대로 학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개인적 바램을 가져본다. 영화속 조승우가 연기했던 '김원봉'도 실존인물이다. 왜 그토록 이름없이 스러져가야 했던 지사들이 많아야했는지, 또 해방 후 얼마나 많은 친일파들이 단죄받지 못한 채 오히려 득세해야했는지...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보면 쏟아지는 의문들에 놀랄것이라 생각해본다.

해방후 김구 선생을 쏘았던 안두희도 '암살'속 이정재 못지않은 일제의 앞잡이 노릇을 했을 것이고, 또 누군가의 배후 아래 그런 역사에 남을 죄악을 저질러야했는지 많은 생각들 그리고 많은 의문을 갖게 될 것이라 생각해 본다.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암살'이 끝나고 극장에 불이 들어올 때는 참 대다수의 관객들이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자리에서 일어났을거란 생각을 해본다. 역사는 비단, 영화 '암살'에서만의 이야기가 아닌 지금 이 순간도 현재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어설프게나마 복잡한 한국의 근현대사에 대해 대충은 알고 있을 터이지만, 암살을 보고나면 또 한번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될 것이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영화 속 이야기들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