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남자 주제곡, 서정적 느낌으로 전해지는 영화음악

2015. 9. 9. 20:39영화, 미드 추천/주목할만한 영화

왕의남자 주제곡, 서정적 느낌으로 전해지는 영화음악

 

 

영화 '왕의남자'가 개봉한지도 어느덧 10년 세월이 흘렀다. 최근 이 영화를 연출했던 이준익 감독은 또 다른 사극 '사도'의 개봉준비에 여념이 없을 줄로 안다. 다양한 쟝르의 영화소재를 발굴해내는 이감독은 이쯤되고 보니 사극영화의 대가라고 불러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그도 그럴것이 처음 접했던 '황산벌' 이후 '왕의남자', '구르믈버서난달처럼','평양성' 그리고 '사도'에 이르기까지 제작과 기획 및 연출까지 상당한 영화들이 그의 손을 지나쳐갔지만, 특히 주목 받았던 영화들은 아무래도 '사극'이 더 많기 때문이다. 최소한 '아나키스트'라던가 '님은 먼곳에', '라디오스타' 등 상당수의 영화들은 시대극이다.

 

 

 

 

 

 

 

 

오늘 그런 사극전문(?) 이준익 감독의 2005녀작 '왕의남자' 이야기를 꺼내들게 된 이유는 이달 16일 새 영화 '사도'가 개봉을 앞두고 있어서라기 보다는 영화음악 때문이다. 때는 바야흐로 '백로'를 지나 본격적인 가을로 입성하는 시기라서인지 어제오늘 듣게 된 왕의남자 주제곡 하나가 굉장히 서정적인 느낌으로 가슴을 후벼파며 그 때의 감동을 되살리기에 충분해서인데, 이 곡을 만든 사람은 앨범자체에 이병우, 장재형이라고 되어 있어서 정확하게 누구의 곡인지는 모르겠다. 영화 초반부 남사당패 같은 곳을 벗어나 한양을 향해 걸어가는 두 주인공 장생과 공길이 나오는 장면에서 흘러나오던 곡으로 기억된다.

 

 

 

 

 

 

 

 

 

왕의남자가 개봉하던 그 해 극장가는 온통 이 영화 하나로 도배가 되다시피 했었다. 사극을 특별히 좋아해서도 아니었고, 또 그 때만해도 이 영화가 이준익 감독의 연출작인지, 정확히 어떤 배우가 나오는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관람을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비슷한 시기에 이제는 故人이 된 영화배우 장진영 주연의 '청연'이 상영되기도 했었는데 어쨌든 이 영화를 보게 된 개인적 관심사는 오로지 '연산'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왕의남자 주제곡, The King and the Clown OST - 02 Prologue - Long Roads

 

 

 

 

연산군...역사적으로 성군이 아닌 희대의 극악한 군왕으로 기록되어 있던 연산에 대해 모르는 사람도 없고, 또 그동안 숱하게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그려진 캐릭터인지라 새삼스러울 건 없었지만, 적어도 배우 정진영이 그런 연산군에 적합한 배역일지에 대한 궁금증 그리고 진중한 깊이가 느껴지는 배우 감우성에 대한 관심 정도가 극장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게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늘 좋은 영화는 내용 못지 않게 영화음악을 강조하는 입장에서 왕의남자 주제곡은 단번에 귀에 들어와 박혔다. 통상 쉽게 친숙해지는 음악이라함은 그만큼 또 쉽게 질리기 마련인데 정말 좋은 곡은 한번 받은 그 '삘(Feel)'이 퍽이나도 오래 간다. 그래서 그런 곡을 우리는 불후의 명곡이라고도 말하는데 왕의남자 주제곡 역시 전반적으로 그러했다.

 

 

 

 

 

 

 

 

 

물론 , 영화음악을 논할 때  가사가 들어가 불려지는 곡과 음악만 흘러나오는 곡 두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전자의 경우는 가수 이선희의 '인연'을 더 강렬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나의 경우는 후자처럼 음만으로 감상할 수 있는 그런 영화음악을 더 좋아한다. 실제로 그게 더 훨씬 음유할 수 있는 여운을 더 오래도록 전해준다는 이유에서이다.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에는 수많은 주옥같은 곡들이 담겨있기는 하지만, 오늘 소개하는 곡은 메인 타이틀 곡이기도 할 정도로 공통적인 멜로디가 담겨있다. 영문 제목으로 'Long Roads'(머나먼길)이 바로 그 곡이다.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이준익 감독의 '왕의남자'는 역시도 이처럼 잘 만들어진 주제곡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듯 하다. 연산이 가지고 있는 음울함과 잔인함 그리고 격정도 또 장생과 공길의 드러내놓고 말할 수 없는 연민의 정 등 영화 속 모든 이야기들과 감성을 모두 이곡 하나에 담아 시대상과 더불어 하나로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 본다. 영화 역시 오랜만에 다시 감상하면 좋을법 하지만, 일단 왕의남자 주제곡을 오랜만에 듣는 것만으로 차라리 그 때 느꼈던 영화적 감성을 온전히 되살리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들, 그 중에서도 사극에는 특유의 해학과 긴장감, 시대감이 온전하게 잘 그려져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사적인 기준에 너무 쏠리지도 않으면서 보편적 이해타당한 스토리 라인에서 드라마를 참 잘 녹여낸다는 평가를 하고 싶다. 그래서인지 이번에 개봉될 새로운 사극 '사도'에도 남다른 기대감을 갖게 되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