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어 연못에 잉어밖에 없던 어느 테마파크

2015. 10. 8. 18:32동물의세계

잉어 연못에 잉어밖에 없던 어느 테마파크

 

 

몇일전 바람도 쐴겸 수도권 외곽에 있는 한 테마파크를 다녀왔다. 박물관에서 썩 괜찮은 전시작품들도 구경 잘하고 싸갔던 김밥도 맛나게 먹고 다 좋았는데 마지막에 연못에 갔다가 좀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다름 아니라 잉어 연못에 잉어가 가득했는데 입구에서 입장할 때 샀던 잉어밥을 뿌려주면서 느낀게 '이 연못에는 잉어밖에 없구나!'라는 것이었다.

 

 

 

 

 

 

동물을 좀 생각한다면 무심코 지나칠 수 없는 광경일 수도 있고, 또 별 생각 없다면 그저 신기한 모습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동물 그 중에서도 어류에 해박한 지식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또 공원내 연못에 대해 정확히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 사실 할 소리는 아닐지 몰라도 어쨌든 이 연못 안에는 잉어들만 넘치는구나라고 짐작해 볼 수 있었다.

 

 

 

 

 

 

 

동영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테마파크의 연못엔 잉어가 넘친다. 넘치다 못해 먹이를 던져줄 때마다 입을 머리만하게 벌리고 어떻게든 하나라도 받아 먹으려고 필사의 몸부림들을 친다. 심지어 무리들 위로 퍼더덕 거리며 솟구쳐 나오는 녀석들도 있을 정도였고 그 과정에서 연못 물이 사방으로 튀기도 했다. 일단 아래 동영상을 보시기 바란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테마파크가 사람들에게 편안한 휴식처이자 문화체험을 하는 곳으로 비교적 다 괜찮기는 했는데 연못 생태계 관리에는 소홀한게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 말이다. 원래 이 정도 규모의 연못이라고 한다면 소금쟁이, 물방개 등을 비롯해 각종 먹이가 적절히 균형과 질서를 이루어야하지 않나 싶은데 이 연못엔 그런 먹이사슬 차원에서의 밸런스가 이미 무너진지 좀 되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잉어들 표정에 그렇게 써있었다. 바꿔말해 사람들이 이따금 뿌려주는 잉어밥이라고 하는 과립형태의 사료 말고는 먹을게 아무것도 없다는 얘기다.

 

 

 

 

 

 

 

처음엔 고요해 보였지만 한줌 연못에 먹이를 뿌려보니 저 멀리서부터 하나둘 수많은 잉어떼가 모여들기 시작했고 이내 아비규환을 방불캐하는 잉어떼가 필사적으로 먹이를 먹고자 꿈틀대는 모습을 보자니 순간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이건 그냥 사람이 주는 먹이가 특별히 맛있어서 덤비는 수준이 아니었다. 죽기살기로 어떻게든 뭐 하나라도 받아먹어야 살 수 있을 것처럼 몰려들었고 몸부림치는 모습으로밖에 보이질 않았다.

 

 

 

 

 

 

테마파크 홈페이지에 가서라도 이런 생각을 좀 전달해야 할 듯 하다. 전문가가 아니라 단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지만 그래도 이건 좀 너무하는거 아닌가 싶었다. 혀를 차며 돌아서는 뒷전으로 마침 체험학습인지 뭔지로 한 무리의 유아들이 몰려와서 지도 선생님 지시에 따라 "잉어야 안녕~~~!!" 하며 외치는 소리가 들리는데  저 아이들이 외치는 그 소리가 마치 "잘가라" 소리로 들릴 지경이었다. 저래가지고 얼마나 더 살까? 이제 겨울이 오고 얼음이라도 얼면 저 수많은 잉어떼 중 태반은 굶주려 죽지 않나 싶었다. 이런 내 생각이 틀렸기를 바래볼 뿐이다.

 

 

 

 

 

 

돈벌이도 좋지만 항상 아이들에게 동물을 두고 교육을 시킬 땐 다른 어떤 교육보다 진정성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동물원은 더 말할 것도 없지만 선생님이나 아이들이나 그저 동물을 그냥 원래 인간을 위해 모든 것을 감내하고 희생해야 할 것처럼 아무 생각없이 대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일일 것이다. 테마파크의 잉어연못을 다녀오고 나서도 눈앞에 퍼덕거리던 잉어떼들의 굶주린 눈망울이 한동안 잊혀지질 않았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