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개 곰순이와의 산책, 혼자 집보며 기다리는 복실이

2019. 7. 2. 20:09동물의세계/어쩌다토끼아빠(유튜브)

오랜만에 부모님이 계신 시골집을 다녀왔는데요. 언제나 갈 때마다 우리를 반기는 시골 개 곰순이가 있습니다. 올해로 대략 11살 정도 된,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믹스견인데요. 나이를 먹어 기운 없다기보다 무료한 시골생활에 지루한 나날을 보내다 보니 우리가 갔을 때 반기다 못해 엄청 흥분하기까지 합니다. 멀리서 자동차 엔진 소리만 들어도 누구인지를 알아채는 것 같더라고요. 

 

 

 

 

언제나 곰순이 산책은 제 몫입니다. 일단 덩치가 큰 개에 속하기 때문에 힘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흥분해서 달리기라도 할라치면 '내가 개인지'싶을 정도로 거의 끌려가는 지경이 될 정도이니까요. 시골 노인네들이 도시처럼 한가하게 강아지 데리고 산책 다닐 여유는 없기도 하거니와 사실, 우리 부모님 세대만 해도 개는 그냥 개일뿐입니다. 그러다 보니 곰순이가 유일하게 산책을 즐기는 날은 우리가 방문할 때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에도 장마가 시작되었지만 다행히 비는 오지 않은 덕분에 곰순이와 즐거운 산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시골 부모님댁은 내가 태어나 50살이 되기까지 자라온 곳인데 그래서인지 세월 따라 동네 모습이 변하는 걸 실감합니다. 매 순간순간, 특히 어릴 적의 기억들이 너무나 생생하게 남아있다 보니 구석구석 어디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여전히 산기슭 주변 길을 따라가다 보면 여기가 요만할 때 놀던 바위 터고, 저기가 멱감던 실개천인데...라는 혼잣말을 하게 되지요. 또 이곳엔 원래 옹달샘이 있었고 물이 아주 맑았는데라고도 하고 저기 서있는 저 나무는 어릴 적에 고작 요만한 나무였는데... 늘 그런 말과 생각들을 하며 세월의 흐름을 되새기곤 하니까요.

 

 

 

시골 개 곰순이와의 즐거운 산책을 마치고 바리바리 온갖 푸성귀를 싸주시는 부모님을 뒤로하고 돌아올 때면 너무나 아쉬워하는 곰순이의 눈망울이 눈에 선합니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정말 가는 건지, 가면 또 언제 오냐고 묻는 듯하네요. 하지만 또 우리 집엔 복실이가 '언제 오나'하면서 기다리고 있을 것을 생각하면 참 매번 난감합니다. 이쪽저쪽에서 옮기는 발걸음을 무겁게 만듭니다. 모처럼 시골 개 곰순이와의 산책을 오랫동안 즐기면서 그냥 시골길 거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영상으로 확인해보세요~:)

 

 https://youtu.be/8DDg_3PKHp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