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에게 건초란? 왠일로 건초 잘먹는 복실이

2019. 8. 14. 13:11동물의세계/어쩌다토끼아빠(유튜브)

토끼라는 동물은 강아지나 고양이에 비해 더 예민한 것도 그렇지만, 매우 약한 동물입니다. 반려동물 키우는 분들에게 물론 강아지나 고양이도 키우기 힘들고 애로사항이 많겠지만, 적어도 초식동물인 토끼의 경우는 장이 약한 편이라 건강관리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아프면 아프다고 깨갱대거나 표 나게 이상행동을 하지도 않아 집사들이 자칫 위험한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왕왕 발생합니다. 

 

 

저의 경우도 7년 동안 토끼들과 함께 했지만, 돌이켜 생각해볼수록 무지했던 순간들이 많아 뒤늦은 후회를 하게 됩니다. 물론 저희 집의 경우 처음엔 한 마리, 두 마리였던 토끼가 세 마리 이상 되기 시작하면서는 더더욱 케어하는 일에 부족함이 많았고 바쁜 가운데 일일이 다 챙기지도 못한 게 너무나 많았습니다. 더군다나 일단 먹이를 주면 잘 먹고 서열싸움도 하고 여기저기 집안 곳곳을 어지럽히느라 치우기에만 바빴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벽지를 뜯거나 가구를 갉아대거나 전기줄 등을 끊어 놓는다거나 여기저기 오줌을 뿌린다거나 털이 날린다거나 하면서 치우고 못하게 하고 집 곳곳이 망가지면서 손상된 부분을 복원하는데 바빴지 정작 아이들이 어디가 불편하지는 않은지, 아프지는 않은지 면밀히 살피지 못했던 것이죠. 오히려 사고를 너무 치고 싸움들도 너무하고 여차하면 발정기에 숫토끼(복실이)가 겁탈이라도 할까 봐 차단하는 데에만 신경을 썼던 터라 아이들이 건강에 이상이 없을 거라며 무심코 넘긴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토끼먹이를 챙기는 일에 있어 무조건 건초 중심의 먹이만 챙겼어도 우려하던 일이 발생하지는 않았을 거란 생각은 늘 하게 됩니다. 바나나를 주면 너무 맛나게 먹는다고 해서 바나나를 주거나 당근을 썰어주거나 심지어 쌀통에 들어가 쌀을 먹어도 크게 개의치 않았던 적도 있습니다. 한 마디로 사료만 잘 먹으면 됐다고 생각하면서 먹이에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았던 것입니다. 물론 티모시를 먹여야 한다는 생각에 5KG가량 대량 구매를 해서 먹이기 시도를 했던 적도 있지만, 어느 녀석도 티모시 먹을 생각을 하지 않는 통에 그대로 갖다 버린 적도 있습니다. 

 

 

어쨌든, 다른 건 몰라도 토끼는 무조건 건초 위주의 먹이를 먹여야 합니다. 먹성 좋은 토끼들은 티모시든 뭐든 다른 토끼들이 잘 먹지 않는 먹이도 굉장히 잘 먹습니다. 그야말로 하루종일 먹고 싸는 데 매우 충실한데요. 적어도 우리 집에서 키우던 토끼들은 먹성이 대체로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지금도 복실이는 입이 짧습니다. 소식을 하는 게 사람이나 동물이나 건강상 좋다고는 하지만, 날씨가 더운 여름철인 이 무렵이면 그나마도 입이 더욱 짧은 데다 별식이나 간식을 더 찾는 편입니다.

 

 

지금이야 토끼에게 주어서는 안되는 음식을 철저히 가리고 간식을 주더라도 안심할만한 것만 먹이는데요. 얼마 전에는 우리 복실이가 평소 그다지 잘 먹지 않던 건초를 열심히 먹는 모습에 감탄을 했습니다. 시원한 에어컨에 거실이 전반적으로 쾌적해져서일까요? 특히 먹이 먹는 모습을 지켜봐 주니까 평소보다 훨씬 잘 먹는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물론 이따금 먹다 말고 와서 장난을 치기도 하지만, 마치 아이들처럼 "잘한다 잘한다"해주어서인지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양을 잘 먹는 것이었습니다. 가을이 오기 전에 더 신선한 건초를 마련해야 할 것 같네요.^^*

 

https://youtu.be/XW_dKlXLS9k